서귀포시, 관광객 방문 우려해 유채꽃밭 파쇄
제주, 미국 유학생 모녀에 1억 손해배상 소송
제주 게스트하우스 20~30대 손님들 가기도
"유채꽃밭 엎는 것은 주민들에게 상당 피해"
"그럼에도 건강 우선이라 한 것" 협조 호소
김씨는 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3월 제주도 여행을 가려다가 취소했다"며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1박으로 다녀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A(30)씨도 이번 주말 어머니와 함께 제주도를 찾을 계획이다. A씨는 주변엔 말하지 않고 이틀간 제주도의 호텔에서 묵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모녀가 지난달 제주도를 여행하며 접촉자 발생 등 피해를 끼치자 제주도는 관광객들의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는 관광객 방문을 우려해 서귀포시 표선면 인근 유채꽃밭을 지난 8일 파쇄해 버렸다. 이날 파쇄한 유채꽃밭은 축구장 12배가 넘는 넓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은 제주도의 주요 산업이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한 극약처방식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20일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면서도 제주도를 여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해 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렇듯 제주도와 도민들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흔적은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을 다녀온 것도 부족해 일명 '인증샷'까지 올리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가 지난 4일과 7일 올린 사진을 보면 20~30대로 보이는 남녀 1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테이블에 함께 앉아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다수의 사람들과 장시간 접촉하는 모습은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시즌에는 관광객들이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로 결혼식은 올렸어도 신혼여행을 못간 부부들을 위한 제주도 여행상품까지 등장했다. 일부 항공사들이 제주항공편을 늘리려는 기세가 보이자 제주도는 난감한 기색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유채꽃밭을 엎는건 주민들에게 상당한 피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엎는 건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관광객들의)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전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상황에서 방역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철저하게 실천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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