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64.1억달러…해외여행 60% 급감, 수출 선방(종합)

기사등록 2020/04/07 10:09:52

여행적자 10개월만에 최소, 입국자보다 출국자수 더 줄어

대중 수출은 타격…미·동남아 수출 코로나19 영향 아직

외국인 배당금 지급 몰린 4월 경상수지 적자 우려도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넘게 내리막을 타던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출국자수가 급감하며 여행수지 적자가 개선된 덕분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3월 이후부터는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가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0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4억1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10월(78억3000만달러) 이후 넉달 만에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간 것이다. 흑자폭은 지난해 2월(38억5000만달러)보다 25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상품수지 흑자는 65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54억2000만달러)대비 11억6000만달러 늘었다. 1년 만의 증가 전환이다. 수출이 418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0% 늘었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지면서 2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3.5일 증가한 데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출물량이 확대된 영향이다.2월까지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수출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상품수입도 352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3% 증가했다. 수입이 증가한 것도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대중(對中) 수출은 타격을 입었다. 통관기준 수출을 보면 미국과 동남아에 대한 수출은 각 전년동월대비 9.8%, 6.6%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먼저 확산된 중국에 대한 수출만 6.7% 감소했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2월 미국과 동남아 쪽으로는 수출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지배적었던 중국에 대한 수출은 줄었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차질을 빚어 국내 자동차 생산 등에 있어서 애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도 상당폭 개선됐다. 적자폭은 14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15억4000만달러)보다 9000만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5월(-9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여행수지 적자가 5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억7000만달러 축소된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여행수지 적자는 지난해 4월(-4억4000만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인천공항=뉴시스]이윤청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9716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4% 줄어든 것이다. 2020.03.11.  radiohead@newsis.com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를 찾은 입국자수가 지난해 2월 120만명에서 올 2월 69만명으로 43% 감소했으나 해외로 나간 출국자수가 262만명에서 105만명으로 더 큰 폭(60%)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지급이 18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24억달러)보다 큰 폭 줄었다. 여행수입도 15억6000만달러에서 12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 화물운송지급이 크게 줄면서 운송수지 적자도 지난해 2월 2억1000만달러에서 지난 2월 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12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액을 나타낸다. 지난해 2월(4억5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는 7억9000만달러 많아졌다.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부터의 배당수입이 늘어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5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4월에는 기업들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몰려 있어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4월 본원소득수지는 41억8000만달러 적자를 내 경상수지를 적자로 끌어내렸다.문 부장은 "올해 4월 배당지급액이 평월보다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까지 나타난 객관적 수치가 없어 4월 적자 가능성을 단정해 말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5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28억7000만달러 늘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3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33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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