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이어 유럽 공장 '올스톱'…해외생산 차질 가시화(종합2보)

기사등록 2020/03/19 19:03:06

현대차 美 알라배마 공장 확진자 발생…엔진 공급 받는 기아차 공장도 스톱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체코·슬로바키아 정부 지침 협조해 가동 2주간 중단


[서울=뉴시스] 박주연 이종희 기자 =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직원들의 안전과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을 고려해 유럽 공장 역시 가동을 2주간 중단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9일 "미국시간 18일 오전 10시30분 알라배마 공장에 확진자가 발생,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생산 재개시점은 현지 방역당국과 논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은 연산 40만대 규모로, 아반떼·쏘나타·싼타페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2900여명의 풀타임 직원과 500여명의 파트타임 직원이 일하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이곳에서 엔진을 받는 기아차 조지아공장도 멈춰섰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연산 27만4000대로, 인기차종인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K5, 쏘렌토 등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유럽 상황도 심각하다. 현대차의 체코 노쇼비체 공장,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 역시 23일부터 4월3일까지 2주간 가동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체코, 슬로바키아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직원들의 안전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국경 폐쇄로 인한 물류 영향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폐쇄, 국민 및 장기비자 소유자 외 입국 금지, 통근 등 주요 사유 외 전역 통행금지, 재택근무 시행 권고, 30명 이상 단체행사 전면 금지, 오후 8시 이후 식당 운영 금지,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 폐쇄, 교육기관 무기한 휴교, 위험국가 방문자 2주 격리 의무화 등을 시행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상점 운영 중단, 전 국경 출입국 관리 및 외국인 입국금지, 입국자 전원 2주 자가격리, 3개 국제공항 및 국제철도와 버스 중단, 임시 휴교 등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미국 공장과 유럽 공장이 모두 멈춰서면서 동반진출한 협력사들 역시 연쇄 타격을 입게 됐다. 한국의 경우 확진자가 발생해도 공장 방역을 실시하고 밀접접촉자를 격리시킨 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 생산재개까지 얼마나 걸릴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구하기 힘든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 기아차의 해외 공장들은 각국 정부 지침에 따라 강력한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며 "가동률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물류체인 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생산라인 가동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 완성차 공장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경우 확진자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 방역하고 밀접접촉자를 자가격리한 후 가동이 재개됐지만 미국, 유럽은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자동차 생산이 속속 멈춰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거대 완성차업체 생산라인이 멈춰서고, 유럽에서는 국경이 통제되며 부품수급도 쉽지 않은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생산시설에서 순환 셧다운을 실시, 같은 시간대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를 제한키로 했다. UAW 소속 조합원은 약 15만명이다.

당초 UAW는 2주간 공장 폐쇄를 요구했지만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생산시설의 순환 셧다운(폐쇄)과 시설에 대한 광역방역, 근무자 간 근로 간격 유지, 근로자간 접촉 피하기 등을 위한 광범위한 계획 수립에 합의했다.

폭스바겐, 르노, 푸조시트로엥,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유럽 완성차업체 '빅4'는 2주 이상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3일부터 2~3주간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고, 르노는 17일부터 프랑스 17개 전 공장의 가동을 무기한 중단키로 했다.

푸조시트로앵과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지난 16일부터 2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포드와 다임러, 토요타와 닛산 역시 유럽 공장의 생산 중단을 발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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