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강 교회 "지난 5일 증상 발현 2명"…최초 감염자 누구?

기사등록 2020/03/17 18:04:46 최종수정 2020/03/17 18:26:31

최초 증상 발현일에 환자 2명으로 늘어

더 빠른 증상 발연일 사례 나올 수 있어

전문가 "동시다발적으로 감염 가능성"

[성남=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0.03.16.semail3778@naver.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47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성남 '은혜의강 교회'의 최초 감염자 찾기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감염병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는 최초 감염자를 확정하기에 양상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해 지난 9일부터 17일 47명(서울 2명 포함)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으며,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9일 이 교회에서는 첫 번째 확진자(87년생 남성)가 확인됐다. 이 남성은 지난 5일 증상이 나타났고 지난 8일 예배에 참석했다.

이어 지난 13일 신도 2명(61년생 여성·57년생 남성)이 확진됐으며, 14일에 신도 1명(59년생 여성)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15일 이 교회의 목사 부부(59년생 남성, 60년생 여성)까지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수조사가 시작됐다.

방역당국과 경기도,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일과 8일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135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편, 최초 감염자 찾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최초 감염자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지만, 첫번째 확진자의 증상이 지난 5일이고 같은 날 증상이 있던 확진자까지 추가로 확인돼 감염원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 모습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첫 확진환자가 (증상이) 나온 날이 지난 5일로 파악된다"며 "5일(같은 날) 증상이 발생한 확진자가 2명"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예배 당시 소금물을 분무기에 넣어 예배 참석자들 입에 대고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장은 16일 도청 브리핑에서 이른바 '소금물 분무기'로 인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소금물 분무기'를 사용하는 CCTV 화면 모습. (사진=경기도청 제공) 2020.03.16.photo@newsis.com
권 부본부장은 그러면서 "증상 발현일이 그보다 앞이거나, 또 감염 전파 경로가 확인할 수 있는지는 환자 조사와 역학적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지난 1일 예배까지 범위를 넓혀 전수조사를 하고 있고 지난 5일 증상이 나타난 확진자 2명의 연관성이 밝혀진 게 없어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추가적인 5일 증상 발현 사례나 그보다 빠른 사례도 나올 개연성은 있다.

134명(17일 기준)의 확진자가 나온 구로 콜센터의 경우도 전수조사가 진행되면서 첫 번째 확진자보다 증상이 빠른 사례들이 확인되면서 역학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환자 1명당 3~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혜의강 교회 사례처럼 집단 감염이 되려면 여러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야 한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0명에 가까운 사람이 확진자가 되려면 단 1명에 의해서만으로 어렵다"며 "1일 예배부터 시작해서 숫자가 늘고, 8일 예배를 드리면서 '다중 노출'에 의해 발생해야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다중 노출에 의한 것은 초발환자(최초 감염자)를 찾기가 힘들다"며 "증상이 가장 빠르다고 할지라도 추가로 확진되는 환자까지 다 조사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초기 확진자 중 한 며인 이 교회 목사의 부인이 예배 당시 '소금물'을 '분무기'에 넣어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뿌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확진자들 간의 연결고리 찾기가 더욱 복잡해진 모양새다.
[서울=뉴시스] 16일 성남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은혜의강 교회와 관련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47명(경기 42명·서울 3명·인천 2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더불어 확진자인 목사 부부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뒤늦게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교회 및 지역사회 내 '조용한 집단 감염'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사례처럼 대규모 신자를 대상으로 한 감염은 아니지만 이번 은혜의강 교회 사례도 감염병 유행을 일으킨 최초 감염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연결고리 차단에 힘써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천지 대구교회의 경우, 첫 번째 확진자는 확인됐지만 이 환자의 해외여행력과 확진자 접촉력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시작부터 역학조사가 난관에 빠졌고 지금까지 최초 감염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대구는 6000여 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 내 소규모 집단 감염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최대한 빠르게 감염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한편 개인과 단체에 종교행사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1월20일 최초로 코로나19의 국내유입 사례를 발견한 후에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서야 겨우 30건에 가까운 코로나19 발생이 있었다"며 "지금은 하루에 한 지자체에서도 30건이 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 그렇게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생활 속 방역의 실천, 또 개인위생의 실천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충분히 우리가 극복해낼 수 있다"며 "우리와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개인위생 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철저히 개인적으로나 사회에서 집단적으로 지키고 또 협조해줄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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