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병원과 주보건당국, 코로나 급확산에 시설확보 '비상'

기사등록 2020/03/16 07:37:32

쿠오모 뉴욕주지사 군부대 등 동원제안ㅡ NYT

확진자 600명의 워싱턴주는 의료진 보호장비부족

[뉴로셸=AP/뉴시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13일(현지시간) 뉴욕주 뉴로셸에 위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시설에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2020.03.14.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발생지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정부와 각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 상태와 미국의 의료 시스템이 너무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각 주 정부들은 이미 병상을 늘리고 의료시설을 확충하는 일에 매일처럼 매달리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사용하지 않던 시설의 수리와 텐트 설치 등 더 많은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 CNN등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5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부족한 시설은 군부대나 대학 기숙사등을 사용해서 임시 치료 센터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했다.

가장 관건은 여러 대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엄청난 수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수용하고 처리할 병상을 확보할 수가 있느냐라고 국립감염병연구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말하고 있다.

그는  15일 여러 매체의 뉴스 쇼에 출연해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라면서 "우리가 지금 할 일은 대규모 확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 당장에 전방위 압박작전을 수행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탈리아처럼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에 환자 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동시에 폭증한다면 병상과 의료장비 부족,  특히 중환자용 산소치료기등의 부족으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워싱턴주에서는 이미 확진자가 600여명에 사망자 40명이 발생했다.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주 보건의료 담당자들이 입을 방호복이나 의료 장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연방정부가 이미 수만개의 호흡기와 의료진의 가운, 장갑 등 보호장비를 지원했지만 그 정도 물량으로는 부족하다고  클라크 핼버슨 코로나 긴급대응팀의 부팀장은 말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16만2000명이 감염되고 6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코로나19의 빠른 감염속도를 생각하면 미 전국의 병상 확보량은 크게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병원들의 병상은 다 합치면 100만개가 넘으며 중환자실 베드도 10만개나 되지만, 가장 위급한 환자가 들어가야할 공간은 대개 다른 환자들로 채워져 있는 상황이라고 전 식품의약청(FEA) 국장 스캇 고트리브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서 말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미군 공병대를 동원해서 군부대나 대학 기숙사들을 신속하게 임시 치료소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15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주 정부들은 병원을 더 신축하거나 호흡기 등 의료장비를 획득하거나 기존 시설을 개축하는데 속도를 낼 수가 없다"면서 공병부대 동원을 제안했다.

환자 수가 급증한 워싱턴주의 시애틀시 당국은 그 동안 임시 가건물들을 짓거나 심지어 모텔 건물을 매입하는 등 수용공간 확보에 노력해오고 있다.  특히 대학 기숙사처럼 자가 격리가 힘든 집단적 주거환경이거나 아예 노숙자 상태인 사람들의 격리를 위한 별도의 모텔도 임대했다.   

워싱턴주 킹 카운티에서는 기존의 노숙자 쉼터 외에도 대형 주차장이나 공항의 정부소유 청사 도착 로비 등을 개조해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이미 코로나19 발생시기엔 두달 전부터 재난에 대비해서 각종 준비를 해왔다고 말한다.

UCLA의대의 존슨 시피소 총장은 15일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에 출연해서 "지금 우리 대학의 본부 앞에 가보면 주차장에까지 가득찬 텐트들을 볼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긴급 상황에서 환자 수용 공간을 늘리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남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방대한 의료 전산망이 구축되어 있고 최근 용량을 확대하면서 의료진들이 화상진료나 전산망 이용을 환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에서 13개의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프로메디카 회사는 필요하면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들의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돌봄 신청을 받고 있다고 담당 수석 간호사 디애나 시버트가 말했다.

미니애폴리스에 본사를 둔 앨리나 헬스 의료법인은 메네소타와 위스콘신주에서 12개의 종합병원과 90개의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의 CEO 페니 휠러 박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의 모든 회의와 행사를 취소하고 직접 이 병과 관련된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사설 의료법인들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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