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경기북부 '의정부갑' 최대 격전지 부상…4명 혈투

기사등록 2020/03/14 06:00:00

오영환-통합당 후보-홍문종-문석균 등 접전 벌일듯

3기 신도시 반발 고양정, '경제 전문가' VS '부동산 전문가'

왼쪽부터 경기 의정부갑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문석균, 미래통합당 강세창, 김정영, 친박신당 홍문종
[의정부=뉴시스]배성윤 송주현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의정부갑'이 4·15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전국적으로도 이목이 쏠리는 경기북부지역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을 두고 성난 민심이 표출되고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 '고양정'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경제전문가와 부동산전문가를 각각 전략공천으로 내세우면서 격전지로 분류된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다져졌던 두 지역구는 전략공천에 따른 분열, 보수진영 표심 분산,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등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이 예상된다. 

먼저 의정부갑은 가능동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지와 호원동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단지가 혼재돼 있어 유권자의 표심도 구시가지와 아파트 단지로 성향이 확연히 구분되는 곳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후보가 42.8%(3만 8739표)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문 의원은 당내 컷오프 탈락이라는 한차례 진통을 겪으며 당선됐다. 이번 21대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또 다시 공천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6선 문희상 의장이 불출마 하면서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이었던 문 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총선 출마의 뜻을 밝히고 민주당 경선 참여를 희망했지만 국회의원 세습 논란을 겪으며 결국 예비후보 등록을 철회했다.

문 전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월 개최한 북콘서트에서 자신을 향한 '아빠 찬스'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특히 아버지인 문 의장의 후광도 있겠지만 정치신인답지 않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30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을 불러 모으면서 강력한 후보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습 논란으로 끝내 공천 희망을 접었고, 민주당은 최근 총선 영입인재 5호인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했다.

이에, 전략공천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지역 당직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당직자들이 집단 사퇴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견고했던 의정부갑 민주당이 분열된 것으로, 오영환 전 소방관에게는 사실상 의정부갑이 험지가 된 상황이다.

오 전 소방관이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는 당 지도부가 동참한 반면 뒤이어 가진 의정부시청에서의 출마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이 전원 불참하며 나홀로 기자회견에 나섰다는 점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지지자들로부터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고 있는 문 전 부위원장의 '결심'이 사실상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평소 문 전 부위원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인 민주당 소속 안병용 의정부시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큰길로만 가려고 하면 세상은 거기 그대로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라며 "권력은 도전하는 자의 것, 그리고 쟁취하는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는 무소속 출마를 고심하는 문 전 부위원장을 향한 응원과 조언의 메시지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반면 안 시장은 오 전 소방관과 관련해서는 최근 일부 언론의 '갑질 논란' 보도 등을 두고 경고의 글를 올려 메시지에 대한 온도차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안 시장이 문 전 부위원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는 수단으로 탈당과 같은 강수를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고교 동문의 강세창·김정영 두 예비후보가 서로의 경쟁력을 인정해주는 깨끗한 경선을 치루고 있다.

강세창, 김정영 두 예비후보는 의정부공고 동문으로 지역 토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절친한 선후배인 두 예비후보는 사전 만남을 통해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한 바 있어, 경선 이후에는 한 후보를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정부을 국회의원인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지난 달 사무실을 의정부갑으로 옮기면서 사실상 의정부갑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 대표의 지역구 변경 출마가 현실화되면 보수진영의 표심 분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 벌써부터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

전략공천으로 촉발된 민주당의 내홍, 민주당 내 지지를 받아온 문 전 부위원장의 무소속 출마, 4선 홍 대표의 지역구 변경, 보수와 진보 표심의 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히며 의정부갑 총선은 혼돈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왼쪽부터 경기 고양정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미래통합당 김현아
의정부갑과 함께 경기북부지역 최대 승부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고양정은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불출마로 선회하면서, 여야 모두 이곳에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결정했다.

전문 경영인과 현역 의원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고양정에는 민주당이 경제전문가를, 통합당이 부동산 전문가를 각각 내세워 한판 승부를 펼친다.

특히 고양정 선거구는 지난해 정부의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신도시 조성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표출되면서 부동산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했던 고양정은 지난 19대와 20대 총선에서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연이어 당선되면서 진보 성향의 표심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국토부가 고양 창릉 3기 신도시 정책을 발표하면서 1기 신도시 지역인 고양정의 민심이 크게 요동쳤다.

민주당과 김 장관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과 함께 21대 총선 심판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정부의 신도시 조성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반대운동을 벌였고, 여기에 시민단체들까지도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촛불집회 등 집단반발로 확산됐다.

이에, 민주당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 '카카오뱅크 신화'의 주역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를 전략공천해 수성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역 공인중개사들과 정부의 신도시 개발정책 간담회를 갖고 신도시가 추진되는 7~8년 동안 혁신기업 유치, 제2테크노밸리 조성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중심도시, 일자리가 창출되는 자급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강원도 춘천 출신인 이 전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박사로 현대그룹, 한국투자금융, 카카오뱅크 등을 거치면서 성공한 기업을 만드는 CEO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출마를 겨냥해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김현아 의원이 지난해 말부터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신도시 개발계획 철회’란 선명성 있는 공약을 내걸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통해 지지세를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도시주거정책의 전문가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3기 신도시 지정 이후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일산 연합회’ 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양정은 신도시 개발 등 부동산 이슈에 민감한 지역인 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두 후보의 대응 전략이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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