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던 '2주 등교중지' 유학생 확대…대학들 당혹감(종합)

기사등록 2020/03/13 17:52:17

특별입국절차 적용받는 전 국가로 확대

일본·이탈리아·이란·프랑스·영국·독일 등

신규 추가 8979명 규모…건강상태 체크

교육부 공문도 못 보내고 부랴부랴 실시

일부 대학서 볼멘소리 "준비 안 됐는데"

[인천공항=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25일 학교 관계자에게 이동 전 발열 체크를 받고 있다. 2020.02.2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 유학생에게 적용하던 2주 등교중지 및 자율격리 조치를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전 국가로 확대한다.

일부 대학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가이드라인 제시나 사전 협의 없이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13일 오후 자료를 내고 "중국 유학생에게 적용했던 보호·관리 방안을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국가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리대상에 새로 포함되는 유학생 출신 국가는 일본, 이탈리아, 이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8개국이다. 중국 내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도 관리대상에 추가된다.

특별입국절차 대상자는 별도의 입국장을 거쳐 발열 체크, 특별검역신고서 작성 후 들어올 수 있다. 국내 체류지 주소, 수신 가능 연락처를 확인해야 하며, 14일간 자가진단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모바일 '자가진단 앱'을 설치해야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신규 국가 출신 유학생은 지난해 4월 기준 8979명 규모다. 교육부는 조사를 통해 국내 체류중인 유학생, 자국 체류중인 유학생의 입국 계획 파악에 착수한다.

교육부는 앞서 중국 본토에서 입국하는 유학생을 대상으로 입국 후 14일간 등교중지를 골자로 한 특별 보호 관리 방안을 세우고 대학들에 운영토록 했다.

특별입국절차를 거쳐 들어온 유학생은 기숙사 신청자의 경우 대학이 마련한 거주 공간에 1인1실로 머무른다.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고 인근 원룸 등을 얻어 머무르는 경우 '자가진단 앱' 등을 통해 관리한다.

대학은 이들의 건강상태를 매일 모니터링해야 한다. 연락이 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받아 소재를 파악한다.

이번 결정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급박하게 시행되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대학도 나온다.

앞서 교육부가 중국 유학생들에 2주 등교중지 절차를 적용하면서, 유학생이 많은 대학들은 기숙사를 비우고 1인1실의 별도 자율격리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2주간 격리 생활을 마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중국인 유학생들이 10일 오후 임시 생활시설에서 나와 각자의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2020.03.10.semail3778@naver.com
단국대, 건국대 등 최근까지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 등에서 2주간 자율격리하다가 기간이 끝나 퇴소식을 갖고 재정비에 들어간 대학들도 있는 만큼 혼란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서울 사립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침을 받아서 움직였는데 가이드라인도 공문도 없이 처음 소식을 접했다"며 황당해했다. 그는 "대책을 이제부터 세워야 할 처지"라고도 했다.

이어 "당장 자율격리 학생들이 나오고 내일(14일)부터 기숙사 신청자들이 입소한다"며 "외부시설을 빌려야 하는데 예산은 어디서 마련하냐"고 토로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어제(12일) 특별입국절차가 확대되면서 긴급히 시행하다보니 대학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며 "공문을 오늘 중 발송할 예정이며 상황이 급하다보니 주요 대학에 연락을 취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특별입국절차를 기존 중국(2월4일~)에서 지난달 12일 홍콩·마카오, 3월9일 일본, 3월12일 이탈리아, 이란으로 확대해 왔다.

또 오는 15일부터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5개 국가로 확대키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