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확진 86% 감염원 '오리무중'…질본, 역학조사에 '총력'

기사등록 2020/03/13 18:10:59

세종시 확진 38명중 정부청사 공무원 28명

해수부 24명 달하는데 감염경로 알 수 없어

질본 "조사 필요…중앙역학조사관 더 지원"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해양수산부 앞에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추가로 설치돼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3.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세종청사 내 공무원 2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이들 중 대부분을 차지한 해양수산부 직원들은 첫 환자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세종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세종시 확진자 중 공무원은 28명, 그 가족이 4명이다. 이외에 인사혁신처 공무원 1명은 거주지가 천안으로 충남, 국가보훈처에서 지난달 28일까지 근무했던 직원은 대구시 통계로 각각 집계됐다.

공무원 28명 가운데 24명은 해수부 직원이다. 보건복지부 1명, 대통령기록관 1명, 교육부 1명, 국가보훈처 1명 등도 진단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달 7일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복지부 직원은 앞서 천안 줌바댄스 워크숍에 참석했던 확진 환자의 수강생이다. 같은 강사의 줌바댄스 수업을 들은 바이올린 강사를 통해 2명이 감염됐는데 이중 한명의 배우자가 대통령기록관 근무자다.

국가보훈처 직원 1명은 복지부 직원 확진 환자와 동선이 겹친다. 교육부 직원은 그보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자녀의 접촉자다.

그러나 이들 4명을 제외한 해수부 직원 24명의 감염 경로는 현재 오리무중이다.

이중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해수부 직원은 지난 9일 고열과 복통을 호소해 세종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0일 해당 직원의 부서를 폐쇄하고 60명을 검사해 추가 확진자를 확인했다.

이어 12일에는 하루에만 13명의 해수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세종시가 해수부 전 직원에 대한 검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다음날인 13일에도 현재까지 해수부 직원 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첫 확진자를 포함해 그동안 23명이 같은 층인 4층에 집중됐으나 5층 근무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감염 우려 범위가 넓어졌다.

이 과정에서 해수부 직원의 공무원이 아닌 가족 2명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처럼 해수부를 중심으로 추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세종시 방역당국은 해수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수 진단 검사에 돌입했다. 해수부 인근 주차장에 드라이브 스루 형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청사 공무원들에 대해 조사를 본격화했다.

문제는 감염원을 파악해 이를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 1급 보안시설인 정부세종청사 내 다른 직원들에 대한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주 인원만 1만5000명에 달하는 세종청사의 경우 현재는 연결통로간 이동은 막은 상태이지만 세종시 내에서 근무 이외 시간 소속이 달라도 접촉 가능성이 있다. 세종청사 직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어느새 세종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인 발생률은 9.35명까지 높아졌다. 대구(243.30명), 경북(43.08명)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10만명당 환자가 많다.

이에 세종시뿐 아니라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추가 확산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해수부는 4층에 이어 확진자가 추가 발생한 5층 회의실·휴게실 등 공용 공간을 긴급 방역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4층 수산정책실 직원 150여명을 전원 자가 격리토록 한 데 이어 해당 층 전 직원 570여명도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전부 재택 근무하도록 했다.

해수부(5동)과 이어진 기획재정부(4동)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재부는 전날 인사혁신처가 배포한 3교대 재택근무 지침(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공무원 대상 유연 근무 이행 지침)에 따라 각 부서가 조를 편성하고 있다. 이 편성표에 따라 다음 주 월요일(16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한다.

역학조사 및 방역업무를 총괄하는 방대본도 세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종시 전체적인 그런 전파양상이나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며 "역학조사에 대한 부분은 저희가 중앙역학조사관을 좀 더 지원을 해서 감염경로나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시가 특별시다보니까 다른 도 단위의 역량은 아니어서 세종시장님께서도 여러 가지 협조요청을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때 말씀 주시고 계시다"라며 추가 보완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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