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매일 오전 회의 열어 외국인 매매 동향 등 점검
"연준 금리 인하로 불안심리↑…뾰족한 대책 마련 어려워"
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전염병 경보 단계 중 가장 위험한 수준인 5~6단계를 일컫는 팬데믹 상황에선 전염병이 세계 각국을 이동하며 대유행하는 일이 벌어진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2009년 신종플루(H1N1) 사태 이후 11년 만이다. WHO의 대응 계획에 따라 회원국은 의료 제도와 시설, 인력 등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증권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5%대 급락세를 연출했다. 거래소에서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의 일시 효력 정지)를 발동하면서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지수는 장중 100포인트 가까이 주저앉으며 1800대 초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9조원 넘는 금액을 매도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이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선 사태가 악화될 경우 지수가 1700선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틀 연속 하락하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면서 장중 1200원을 다시 넘어선 것이다. 통화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을 점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 자리에서 "금융 안정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련 기관들은 매일 오전 8시30분께 일일 점검을 위한 회의를 열고 외국 시장 동향과 외국인 매매 동향 등을 확인하고 있다.
거시경제금융회의는 금융 시장 상황 관련 정부 내 최고 협의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유동적으로 열려 오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매주 열리고 있다. 다만 이번 주에는 추가로 열릴 계획이 없다. 김 차관은 지난 10일 열린 회의에서 "사태 장기화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던 바 있다.
기재부는 이외에도 은행과 해외채권을 발행하는 기업, 발행을 주관하는 투자은행(IB) 등과 함께 일주일에 두 번씩 비공개 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중이다. 주식 시장 관련 정책을 전담하는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은성수 위원장 주재 회의를 열어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이다. 지난 10일 공매도 관련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던 만큼 우선은 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매도 관련 조치는 발표한 것 외에도 단계별로 세분돼 있는데, 현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선 추가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취사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금융 시장 대응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욱 국제금융국장은 "글로벌 시장의 불안은 미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며 "연준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면서 불안 심리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김 국장은 "통화 간 교환 비율로 계산되는 환율과 달리 주가는 한 국가에서 좋지 않으면 다른 국가로 연쇄적인 영향을 불러와 2배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단일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국내 경기 침체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나아가 자산가격 버블(bubble)을 붕괴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부가 감염 확산세를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외국인 투자 자본 유출과 기업 신용등급 하락 등이 이어져 위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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