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 10조 넘는 순매수...반대매매 '뇌관'

기사등록 2020/03/13 06:53:00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코스피지수가 장중 5%대까지 떨어져 사이드카가 발동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1808.56을 나타내고 있다. 2020.03.12.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증시가 폭락세를 거듭하면서 신용으로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매매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한 18 거래일에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대거 매입하며 순매수 우위 행보를 보였다.

이 기간동안 개인이 사들인 주식 물량은 약 9조9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8조9930억원 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는데 개인이 모든 물량을 받아냈다고 분석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열린 12일 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쏟아내는 물량의 3분의 2 수준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마감시간을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8108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608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가 재차 불거진 2011년 10월4일 이후 약 8년5개월 만에 코스피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점도 개인의 매수세를 주춤하게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개인 투자자들이 다수 사들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300(2.50%) 하락하며 5만800원 수준까지 떨어진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하락시킨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개인들이 소지하고 있는 자금 또는 빌린 돈을 모두 소진하고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해 발생하는 반대매매 비중도 높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165억700만원으로 미수금대비 비중은 8% 수준을 보였다. 이날 반대매매 비중은 올해 장이 열린 날 중 가장 높았다.

이번주 들어서도 반대매매 비중은 5% 이상을 유지했으며 지난 10일에는 133억3300만원(7.3%)로 껑충뛰었다. 11일에는 111억6300만원(5.2%)로 소폭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개인이 삼성전자 등 우량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왔는데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실탄이 거의 떨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매매 비중이 3월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증권사에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한 이들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주가가 바닥권에 돌입한 종목도 많아 주가가 오를 때까지 버티기 모드로 투자 전략을 바꾼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