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조 "100명이 앉아 종일 통화…거리두기 되겠나"

기사등록 2020/03/10 17:07:04

"국민 우려 높아…원청이 건강권 책임져야"

"콜센터 업무, 재택근무·마스크 착용 어려워"

방역, 자가격리로 인한 임금, 알콜솜도 요구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서울 구로구의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온 것과 관련, 콜센터 노동조합이 방역과 마스크 지급 등 관련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장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콜센터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구로 보험사 콜센터 집단감염으로 국민적 우려가 높다"면서 "원청사가 덴탈 마스크 지급, 개인 세정제 지급, 콜센터 입구에 열감지기 의무 설치 등 콜센터 업체 노동자의 건강권을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매일 모든 콜센터에 대한 지자체의 방역 진행 ▲적극 격리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임금 원청사 부담 ▲책상, 키보드, 휴대전화 소독을 위한 알코올솜 콜센터 업체가 매일 지급 ▲노동자 이상 시 즉각 자가격리 및 휴업수당 지급도 요구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들은 근무 특성상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100명 이상이 밀집된 공간에서 말을 해야한다.

또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도 여의치 않고, 고객과의 정확한 대화를 위해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도 없다고도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권장되고 있는 이른바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청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콜센터 업체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관심이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 단체는 "원청사에선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 근무환경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서 "원청사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콜센터 업체는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아야 하니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알아서 몸의 이상이 느껴지면 조퇴하고 집에 가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산업용 분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10일 오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이어 "자고 일어나 몸이 이상해도 당일 연차신청이 허용되지 않으니 일단 출근했다가 심해지면 조퇴하는 식"이라면서 "구로의 보험사 콜센터 직원의 경우도 오후 4시에 이상을 느꼈는데 6시까지 일하고 갔다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질본)은 감염된 직원들의 대다수가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서 함께 근무하다 집단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날 오후 1시 기준 관련 확진자는 64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서울만 최소 40명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다.

질본도 콜센터 업무 특성상 마스크 사용과 재택근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본은 정확한 감염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진행 중이다. 확진자 포함 같은 11층에서 근무한 콜센터 직원 207명에 대한 역학조사 및 검체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207명과 그들의 접촉자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