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코로나19 '팬데믹' 칭하기로...WHO는 아직

기사등록 2020/03/10 01:37:00

"대다수 전문가들, 이미 팬데믹 주장...전략상 변화 필요"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맨 앞 연단)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3.05.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미국의 대표적 뉴스 채널인 CNN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칭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음에도 이 감염증을 아직 팬데믹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CNN 수석 의학 담당기자 산자이 굽타는 9일(현지시간) 올린 '왜 CN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태를 팬데믹이라고 부르는가?'라는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굽타 기자는 "오늘부터 CNN이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사태를 묘사하는 데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놀랍게 들린다는 점을 알지만 혼란을 일으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지금인가? WHO는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팬데믹이라고 부르지 않아 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수많은 역학학자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세계가 이미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신종 바이러스로 현재 10만 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나왔고 3000명 넘게 숨졌다"며 "지난주 어느 날에는 발원지인 중국 이외 지역의 신규 사례가 중국 내 신규 사례보다 9배 가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는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발판을 마련했다. 여러 국가에서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굽타 기자는 팬데믹 규정에 대한 보편적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질병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 ▲지속적인 사람 간 감염 ▲전 세계 확산 증거 등의 세 가지 기준이 적용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발병 사태를 뭐라고 부르느냐는 부분적으로 의미론적 문제"라면서 "하지만 이는 취해져야 하는 구체적 행동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점이 억제 뿐만 아니라 갈수록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완화에 맞춰지고 있다"며 "미국 보건 관계자들은 이미 전략상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언어상의 변경을 매우 심각하게 여긴다. 지난 며칠간 많은 공중 보건 책임자들, 역학학자들, 용어학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일부는 당연히 보수적이었지만 다들 이제 우리가 팬데믹에 들어섰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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