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광업계, 韓·中 입국제한에 비명…"타격에 이은 타격"

기사등록 2020/03/06 17:20:08

작년 방일 외국인 가운데 한중 관광객 전체의 55%

[도쿄=AP/뉴시스]지난 3일 일본 도쿄의 시나가와역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2020.03.0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자 관광업계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6일 요미우리 신문은 정부의 한중 입국 제한 조치로 일본 관광업계의 동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홋카이도(北海道) 나나에조(七飯)정 소재 오누마(大沼) 국정공원에서 유람선과 빙어낚시 시설을 운영하는 가와무라 요시히로(川村吉弘)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 조짐이 없는 가운데, 타격에 이은 타격이다"고 토로했다.

해당 공원은 원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였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3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모두 취소됐다. 봄이 오면 호수가 녹아 4월부터는 유람선도 운영되지만 가와무라는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망연자실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하코다테(函館) 호텔 여행협동조합의 엔도 고지(遠藤浩司) 이사장은 "(한중 입국자 대기 조치로) 일본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스키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홋카이도의 굿찬(倶知安)정의 관광협회 사무국장도 이번 한중 입국 제한 조치로 "개인 관광객까지 제한되면 영향은 크다"고 지적했다.
[후지사와=AP/뉴시스]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음식점에서 지난달 27일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테이블을 청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손님들이 감소한 것이 눈에 띈다. 2020.02.28.
홋카이도 아사히가와(旭川)시에서 음식점 경영자는 신문에 2, 3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생활이 장기화되면 생활이 곤궁해진다"고 말했다.

사가신문에 따르면 방일 관광객 감소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가(佐賀)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한중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자 관광업에 대한 영향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사가현 우레시노(嬉野)시 온천 쇼엔(松園) 사장은 "(사태가) 여기까지 왔냐"며 당혹스러워 했다. 그는 "국내외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힘든 시기다. 이 방침(한중 입국 제한)으로 당분간 한국과 중국에서 관광객이 방문하지 않게 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약 96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홍콩까지 합하면 1200만명에 달한다. 한국과 중국을 합하면 방일 외국인 전체의 55%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 방일 외국인의 소비액은 중국이 1.8조엔으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한국은 3위로 4200억엔이었다.

닛케이는 "장기간에 걸친 조치는 비즈니스와 경제에 영향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코로나19 관련 대책본부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에서 온 입국자들에게 시설에서 2주 동안 대기하도록 요청한다"며 한국과 중국에 대한 사실상 입국 제한 조치 방침을 밝혔다.

한편 6일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중의원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지난 2월 신규 외국인 입국자수가 100만명을 밑돌며 급감핬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신규 외국인 입국자수는 237만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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