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예배 출결기록 확보 의미는…감염경로 추적할 '열쇠'

기사등록 2020/03/06 13:54:24

6시간 차분한 분위기 속 목표한 정보 확보한 듯

방역당국, '예배 출결 기록 확보 필요하다' 입장

"신천지 대구교회 '다수전파' 경로 파악에 중요"

[과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이 5일 경기 과천시 신천지 교회 본부에서 신도, 교육생 인적사항 등 행정 조사를 실시한 뒤 교회를 나오고 있다. 2020.03.05.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가 6시간에 걸친 행정조사를 통해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본부로부터 예배 출결 기록과 교인 및 교육생 명단 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다수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1~2월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 명단이 신천지 감염 경로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대규모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해 신천지 측의 고의나 중대 과실이 밝혀질 경우 구상권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배 출결 내역부터 신도 명단 등 어제 확보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6일 "당초 목표로 했던 신천지 교인과 교육생 명단, 구체적인 예배 출결 내역, 보유시설 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역학조사팀과 대검찰청의 디지털포렌식 분석팀이 함께 참여해 분석 중"이라며 "최대한 신속하게 분석해서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지난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검찰 등과 협의해 중앙사고수습본부 특별관리전담반 2명과 방대본 역학조사팀 2명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대검찰청 포렌식 분석 관련 인력·기술·장비까지 지원받았다.

이어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6시간에 걸쳐 경기 과천시 신천지 본부에서 행정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본은 애초 목표했던 대로 신도와 교육생의 인적사항 등이 담긴 명단, 신천지 측의 출석확인시스템상 예배별 출석 기록, 교회 등 시설 소재지를 대체로 확보했다는 게 이날 김 제1총괄조정관 설명이다.

◇질본도 예배자 명단 필요 요청…"전파 규명 가능"

이 가운데서도 관심을 모으는 건 예배 일자별 출결 기록이다.

특정 예배를 통해 추가로 감염됐을지 모를 대구 이외 지역의 신도를 찾아낼 수 있을뿐만 아니라, 31번째 환자(61세 여성, 한국)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7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신천지 대구교회 감염 경로를 찾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 환자들의 증상 발현일을 토대로 유행곡선을 그려본 바에 따르면 환자들이 2월7~9일 일부 증상을 보인 뒤 15~17일 증상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요일인 9일과 16일 각각 소규모와 대규모 공동 노출이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참석한 신도들의 명단을 이번에 함께 확보하게 된 신천지 본부 소유 교인과 교육생 명단과 비교해 보면 감염 경로 추적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월뿐 아니라 1월 예배 출결 명단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법무부 출입국 기록과 대조해 1월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신도와의 연관성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본이 전체 예배 관련 출결 기록 중에서도 1월과 2월 예배 참석자 명단을 신천지 측 출석 확인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인 박능후 중대본 제1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 특정 일자의 예배 참석자 명단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대본도 예배 참석자 명단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5일 "신도 명단 외에도 실제로 예배에 참석했는지, 참석했던 예배 시간대, 또 어떤 형태(로 진행됐는지)가 파악돼야만 전파와 관련된 것도 규명이 가능하다"며 "상세한 사항들이 어떻게든 확보되는 것이 방대본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방역에 매우 긴요하고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전체 신도 수라든지 그런 평면적인 자료가 아니라 예배와 관련됐다면 예배 참석여부, 또 타 지역과의 어떤 예배 성격상 교류 여부라든지 방문 여부라든지, 또 예배 시간대도 다양할 테니까 그런 정보가 수집되면 될수록 전체의 어떤 역학조사 규명을 하는 데 상당히 어느 정도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코로나19 확진자의 69.4%가 집단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타 산발적 발생사례 또는 조사·분류중인 사례는 30.6%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이런 역학조사 목적 외에도 확인되지 않은 시설 등에 대한 방역 필요성도 제기된 만큼 신천지 교회 본부가 관리 중인 시설들의 정확한 소재지를 찾는 작업도 이번 행정조사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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