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제과점, 식당, 어시장 등 코로나 '직격탄'
일감 절벽에 매출은 급감…대출금 연체에 하소연
소상공인, 자영업자 위한 특단 지원책 마련돼야
일감 절벽, 매출 급감, 각종 연체 증가 등으로 살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이다.
자영업자들은 매출 급감에 이은 임대료와 생활비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에 중견·대기업보다 국가경제의 버팀목인 소기업,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특단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포항시청 앞 A커피솝은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로 평소 하루평균 2000~3000명이 방문하는 명소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하루 100여명을 채우기도 빠듯하다.그나마 테이크아웃이 80%를 넘고 매장 안 손님은 서너명이 고작이다. 평소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던 이 곳은 이제 2층은 아예 한사람도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인근 B제과점도 평소 대비 매출이 90%가량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민들이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매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던 행사용 케익이나 음료 수입도 평소 대비 95%가량 줄었다고 귀띔했다.
업주 C(47·여)씨는 "제과점을 10여년 째 운영해 왔지만 이 같은 매출감소는 처음 겪는다"며 "수익보다 아르바이트 임금이 더 들어 문 열면 그 만큼 손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을 닫을 수도 없어 손해봐도 장사한다는 말을 실감한다"고 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D(46·여)씨는 "하루 종일 문 열고 있어도 손님은 2~3팀이 고작이지만 주방장과 보조, 홀서빙 인건비는 수백만원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지난 주부터 아예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에 "인건비 걱정은 없어졌지만 한달 85만원에 이르는 월세 걱정으로 또 밤잠을 설친다"고 울먹였다.
대리운전을 하는 E(45·여)씨는 "평소 하루평균 5~6건 뛰면 7만~8만원은 벌었는 데 최근에는 하루 1~2건도 제대로 접수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리운전업체가 대리운전기사를 줄이면서 최근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 동안 밤늦게 까지 대리운전을 하면서 종전 한달평균 150만~200만원을 벌여 생계에 보태고 각종 보험료로 150만원가량을 넣었는 데 이제는 일거리가 없어 보험료를 카드대출로 돌려 막기하며 코로나19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 등 각종 체육관도 전염병 감염을 꺼리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보내지 않으면서 큰 곤란을 겪고 있다.
F관장(51)은 "코로나19 여파로 부모들이 체육관으로 아이들을 보내지 않고 있어 글자그대로 개점휴업 상태"라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달리 체육관은 정부 보조도 없어 눈 뜨고 굶어 죽을 판"이라고 호소했다.
"생활비는 고사하고 80만원에 이르는 건물 임대료를 어떻게 마련하나 걱정으로 밤을 샌다"고 말했다.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G(48)씨도 "올해부터 진학하는 학생들이 줄어 수입이 반토막 났는 데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남은 학생마저 떨어질 판"이라며 "하루 3만원 벌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일용직 근로자 K(56)씨는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철강업계 일용직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지난 주 부터는 일하는 날보다 노는 날이 더 많아졌다"며 "이달부터 다가구주택 월세와 전기세, 도시가스요금을 어떻게 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신용불량자라 대출도 어려워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과 죽도어시장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 이 곳은 주말은 물론 평소에도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코로나19 여파이후 '파리 한 마리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했다.
죽도어시장 상인들은 "오전 3시에 나와 어류를 준비하고 손질하면 평소에는 해 지기 전에 모두 팔렸지만 현재는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밖에 없다"며 "일부 식당은 속칭 마수걸이, 손님을 한 사람도 받지 못할 정도로 불황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죽도시장에서 3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H(65) 상인은 "사스나 메르스 때도 이 보단 나았다"며 "6·25전쟁때도 이보단 나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포스코로 대변되는 철강업계도 코로나19 감염시 국가기간산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각종 모임이나 회식자제는 물론 외부인사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포항경제의 주축을 담당하는 철강업체 2만여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이 동시에 지갑을 닫으면서 포항경제는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정부는 서민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자료제출 요구도 많아 신청해도 '퇴짜' 맞기 일수다.
소상공인 코로나대출과 미소금융 창업운영자금 대출, 전통시장 상인대출 등도 신용보증재단 보증서와 보증보험사 증권을 제출해야 해 소상공인이나 서민에겐 소용이 없다.
연일읍 J(53)씨는 "이럴 때도 있네요.자신이 원망스러울 뿐 누구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살다보니 수중에 3만원도 없을 때도 있네요. 스스로 돌아봐도 기가 막힙니다"고 말했다.
대이동 L(58)씨는 "매출이 급감한 것보다 언제 풀릴 지, 해결은 될 수 있는 지 알 수 없는 것이 더 답답하고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과연 예전처럼 경제가 돌아올 수 있을 지도 의심이 든다"며 "차라리 전쟁이 나면 나중에 산업을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감이라도 있는 데 코로나19는 현재는 물론 미래의 희망마저 앗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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