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주 투표율↑…버지니아는 역대 최고
중도온건파↑·젊은층↓, 바이든 승리요인
10일 '미니 슈퍼화요일'도 기대
'중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자 구도가 점차 선명해지고 있는데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까지 등판하면서 유권자들의 발길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슈퍼화요일 민주당 경선에서 14개 주 가운데 12개 주가 지난 2016년 대선 투표율을 넘어섰다.
버지니아는 13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대선 때 약 78만3000명에 비해 70% 증가한 수치다. 역대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08년 약 100만 명에 비해서도 30% 올랐다.
버지니아는 슈퍼화요일 14개 주 가운데 대의원 수가 4번째(99명)로 많다. 이 곳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53.3%의 지지를 받아 23.1%를 득표한 샌더스 의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대의원 수가 2번째로 많았던 텍사스(228명)와 3번째로 많이 보유한 노스캐롤라이나(110명)도 지난 대선보다 투표율이 각 45%와 17% 증가했다. 이 두 곳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는데 텍사스에선 약 5%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에선 18.9%포인트 차이로 각각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
이 외에 콜로라도와 메인주, 미네소타, 유타에서도 투표율이 치솟았지만 이 주들은 올 해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전환한 곳이어서 과거 기록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투표율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반대하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열의를 보여준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마이클 홉킨스는 "내가 백악관에 있었거나 트럼프 캠프에서 이 투표율 숫자를 봤다면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오클라호마에서만 투표율이 감소했다. 이번에 약 30만4000명이었는데 지난 대선 땐 33만5000명이었다.
투표율 증가는 경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투표율이 높아지면 자신에게 유리할 것이란 샌더스 의원의 예상은 빗나갔다.
출구조사 결과 텍사스 유권자의 43%가 중도온건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대선 때보다 1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매사추세츠에서도 목격됐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예상 밖 1위를 기록한 곳들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승리 연설에서 "사람들은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투표율을 높였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샌더스 의원 지지층인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증가하지 않았다. 샌더스 의원은 14개 주에서 18세~29세 사이 유권자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았지만 이 연령층의 투표율이 증가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홉킨스는 "대학생 연령층 유권자에 의존해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후보는 누구라도 대개 실망하곤 한다"며 "35세 이상, 65세 이상은 일관되게 투표한다. 이들은 투표장에 나타나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샌더스 의원에게 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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