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빅컷에 韓채권시장 요동..금리 급락

기사등록 2020/03/04 14:11:07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낮추자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이 사상 처음으로 1%를 하회했고, 국내 국고채도 빠르게 하락 중이다. 특히 시장이 2번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어 최대 0.8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오전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9.5bp 떨어진 1.015%에 거래됐다. 국고채 5년물은 전날보다 9.3bp 내린 1.105%에, 10년물은 7.4bp 하락한 1.297%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의 주요 원인은 미 연준의 빅컷이다.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50bp를 인하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긴급 금리인하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남기자 미 국채 10년물은 역사상 처음으로 1%를 하회해 0.999%로 마감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는 0.98%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채권시장도 2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당초 시장은 통화당국이 오는 4월9일 진행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bp의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 연준이 50bp를 내렸고, 여기에 추가로 50bp를 더 내려 총 100bp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국내도 최대 50bp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해 국내 통화정책의 여력이 더 확보됐다"면서 "한국은행이 4월 25bp를 인하하고 빠르면 5월28일 금통위에서 추가로 25bp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국내도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전격 금리인하와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2008년 10월처럼 임시 금통위를 통해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채 금리의 하단도 낮아졌다. 이전까지 채권시장은 한차례의 기준금리를 기반으로 3년물이 1.0%를 하회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대 50bp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반영되고 있어 국고채 3년물은 0.85%까지, 10년물은 1.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으로 인해 시장이 2번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전까지 국고채 3년물의 밴드 하단이 1.0%라고 예상했지만, 기대감 반영으로 1%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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