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코로나 확산에 긴급 금리인하…한은도 내리나

기사등록 2020/03/04 12:20:23

한은, 이주열 총재 주재 긴급간부회의

미 연준 0.5%포인트 긴급 금리인하

이 총재 어떤 메시지 내놓을지 주목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02.2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급 금리인하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는 코로나 사태 확산에도 부동산 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연 1.25%의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음 금통위는 4월9일 예정돼있는데 임시 금통위를 소집해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4일 한은은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개최했다. 미 연준이 3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자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에 앞서 한은은 유상대 부총재보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도 점검했다. 이 총재는 회의 이후 메시지를 낼 예정인데 금리인하와 관련해 어떠한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는 예정에 없던 '긴급 대응'이었다. 미 연준은 "미국 경제의 기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점차 발전하는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일이다. 0.5%포인트에 달하는 '빅 컷' 인하도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이달 17~18일 예정돼 있다. 3월과 4월에 0.25%포인트씩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진화 우려에 따른 보험성 금리 인하 성격으로 볼 수 있다"며 "3월과 4월 25bp 금리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가 3월중 정점에 도달한 뒤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를 묶어뒀다. 늦어도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4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경제적 충격이 커지는 모습이라 금리인하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일각에서는 긴급 금통위를 통한 금리조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전염병과 경제학' 보고서에서 "다음 금통위 개최 시기가 멀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임시 회의를 개최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점쳤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연 1.25%로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인 만큼 한은이 쓸 수 있는 총알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미 연준처럼 긴급 대응에 나서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회의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 지금 임시 금통위를 염두에 두거나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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