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개학연기 대입전형 차질 '마지노선' 도달했다

기사등록 2020/03/03 19:33:22 최종수정 2020/03/03 22:45:37

교육당국 고등학교 수업 190일 유지 방침

"여름·겨울방학 줄여 우선 시수 확보하라"

중간·기말 모두 밀리나 대입 일정 그대로

"추가 개학연기시 차질…비상계획 세워야"

[시흥=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 시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3명이나 발생해 매화고와 장곡고,소래고 등 일부 학교가 긴급 휴업에 들어간 10일 오전 경기 시흥시 매화고등학교 정문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2.10.semail3778@naver.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등학교 개학이 3주 연기되면서 대학입학전형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당국은 여름·겨울방학을 줄이는 방법으로 법정 수업일수 190일을 지키도록 하고 있어 당장 문제는 없다. 그러나 개학이 한 번 더 미뤄지는 경우 대입 모집정원 80%에 육박하는 수시전형부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4일 "개학연기에 따라 1학기 학사일정도 모두 순연(뒤따라 밀림) 된다"며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마감 일정은 교육부의 지침을 따르는데, 아직 일정을 바꾸라는 지침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2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총 3주간의 개학연기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학교에 "3월 3주간의 휴업을 실시하면서 부족한 수업일수는 여름·겨울방학을 우선 조정해 수업일수를 확보한다"며 "추가 휴업이 발생하는 경우 수업일을 10% 범위 안에서 감축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부 내신 성적을 좌우하는 지필고사 일정은 통상 중간고사가 4월말, 기말고사가 6월말~7월초다. 시험 일정을 포함한 학사 일정은 학교에서 재량적으로 정하지만 시점은 비슷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일수와 시수가 유지된다면 시험 사이의 수업 기간도 평소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전제로 개학연기에 따라 일정이 순연되면 중간고사는 5월18일~22일까지 미뤄질 수 있다. 기말고사는 7월20일~31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고등학교는 통상 7월23일부터 8월16일까지 3주간 여름방학을 갖는다. 이 또한 8월13일~23일로 미뤄질 수 있다. 학교가 재량적으로 여름방학 기간을 줄인다면 바뀔 수 있지만, 3주를 그대로 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1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9.11.14.  photo@newsis.com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음학기를 준비하려면 방학을 안 할 수는 없다"며 "학교에서 방학 기간을 줄이기보다 학기중 체험활동 등을 줄이는 등 숨가쁜 일정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학교 내 일정이 바뀌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대입 전형은 수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 확정한 2021학년도 대입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대학들은 3학년1학기까지의 학생부가 반영되는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전형 등으로 전체 77.3%를 선발한다.

교육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생부는 전국 공통으로 8월31일까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에 입력을 마쳐야 한다.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오는 9월7일부터 11일 중 3일 이상 시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대교협이 대입 일정을 변경하려면 법적으로 교육부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천재지변에 의한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는 것을 교육부 장관이 인정해야 바꿀 수 있다.

김현준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경기대 입학처장)은 "학사일정 자체가 그대로 미뤄지는 현 상황에서는 기본일정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개학연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입시 일정 관련 검토하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학이 3주간 미뤄진 현 시점은 대입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노선'이라고 봐야 한다. 추가 개학연기는 곧 수업시수 축소로 이어지며, 이는 학생부 작성 시점 변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3학년1학기 내신을 대학이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입학사정관협의회 조환채 회장(광주교대 입학사정관팀장)은 "4월까지 개학이 미뤄지고 수업일수, 시수가 줄어들면 불가피하게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교육당국이 과거 포항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던 당시처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가 직접 조정하는 뜽 일률적으로 강제할 수 없어 접근하기 쉽지 않다"며 "(대입에)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는지 관계 부서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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