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판정받고, 나중에 확진되고"…풀리지 않은 신천지-우한 '미스터리'

기사등록 2020/03/03 18:42:45

中 우한시에서 온 2명 중 1명 음성판정…예배 참여 안해

나머지 1명 확진자지만 늦게 확진돼 초기감염원서 배제

2명 가능성 낮지만 초기감염원 가설에서 완전 배제아냐

당국, 중국서 귀국한 42명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 진행중

신천지 신도 중국→대구→2,3차 감염 증폭…여전히 유효

[서울=뉴시스]3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4812명 중 56.1%인 2698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로 확인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 2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초기 감염원'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방역당국의 분석이 나오면서, 신천지 감염원은 또 다시 미궁에 빠졌다.

다만 아직 중국에서 입국한 신천지 신도 40여명에 대한 역학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또는 해외)→대구→2·3차 감염 증폭으로 이어지는 감염경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1월 이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다녀온 사례와 관련해서는 2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1건의 경우에는 일단 환자가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것이 있어서 그 경우는 어느 정도 배제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1건의 경우에는 환자로 확인은 하고 있으나, 시기로 볼 때 발생 시기 자체가 2월 하순에 가까운 시기이기 때문에 앞서 커다랗게 발생한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유행에 있어 초기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우한에서 온 신천지 신도 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른 1명도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2월16일 예배 이후 증상이 나타나 초기 감염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중 지난 1월8일 우한에서 입국한 신도는 발열증상이 없어 입국시 검역과정을 통과하고, 예배 참석자 명단에 이름도 없었으며 확진자도 아니었다.
[가평=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2020.03.02.photo@newsis.com
다만 우한에서 온 신도 2명이 초기 감염원 후보군에서 빠져나간 모양새지만, 음성 판정을 받은 1명의 경우 무증상 상태에서 자연 치유됐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활동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최초 전파자 가설'에서 완전히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2월16일 예배 이후 증상이 나타난 1명 역시 늦게 확진됐지만 마찬가지로 의심이 가능하다.

방대본이 법무부를 통해 신천지 신도를 전수조사하면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는 만큼 초기 감염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 확진자를 발견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방대본은 신천지 측이 제공한 전체 신도 24만4743명 명단에 대해 법무부에 요청해 지난해 7월1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출입국기록 조회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해외 신도 1명과 국내 신도 41명 등 42명이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실이 새롭게 파악됐다.

방대본은 특히 우한시에서 대규모 지역사회 유행이 발생한 올해 1월 중순께를 주목하고,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신천지 신도들의 입국 정보를 집중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 등을 걸러내기 위해 관계부처에 주민등록번호 정보 등을 요청한 상태다.
[과천=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신천지의 책임이 크다고 보고 사단법인 허가 취소에 돌입한 3일 경기 과천의 한 신천지 교회 시설이 일시적 폐쇄돼 있다. 2020.03.03. photocdj@newsis.com
방대본은 현재까지 국내 신도 21만1462명과 해외 신도 3만3281명 등 신천지 전체 신도 24만4743명 중 절반가량의 전체 주민등록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절반 가량의 주민등록번호 등 정보까지 취합되면 더 정확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사이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은 지난달 18일 신도 중 첫번째 확진자로 확인된 31번째 환자가 나온 뒤부터 줄곧 미궁 상태다. 다만 31번째 환자가 확진자와의 접촉력이나 해외 방문 이력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2차 감염 가능성은 오랫동안 제기됐다.

특히 최근 정부의 전수조사 과정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있는 중국이나 일본 등을 방문한 신도들이 속속 확인되고, 중국인 2명, 일본인 1명 등 외국인 신도 7명의 명단까지 확인되면서 중국 등 해외를 다녀온 국내외 신도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대규모 감염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가설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정부는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는 신천지 신도의 감염원을 추적하는 한편, 아직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한 신천지 신도들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연장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유증상자와 고위험집단 중심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추가 조치가 이뤄진 것은 신천지 신도의 양성판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육군 31보병사단 제독차량이 3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베드로지성전 앞 도로를 방역하고 있다. 2020.03.03. hgryu77@newsis.com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4812명) 중 신천지 관련 환자는 2698명(56.1%)으로 나타났다. 대구 지역은 전체 3601명 확진자 중 2383명(66.1%), 경북지역은 전체 685명 중 229명(33.4%)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확인됐다.

대구의 경우, 검사가 완료된 신도의 양성판정률은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62%(2685명 양성·4328명 검사)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대구를 제외한 그 외 지역은 현재까지 양성판정률이 1.7%로 나타났다. 대구 외 지역에서 양성판정률은 낮게 조사됐지만, 방역당국은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광주는 전체 확진자 11명 중 8명(72.7%)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전국 평균보다 높고, 충북은 11명 중 5명(45.5%), 강원은 20명 중 7명(35%), 경남은 64명 중 22명(34.4%)이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어 긴장을 늦추기는 이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중간 결과로 볼 때 대구·경북을 제외한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최종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계속 분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그러면서 "현재 대구 지역의 신천지 교회 신도들은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자가격리 중"이라며 "그 외 지역 신도들의 경우에는 증상이 있는 신도들은 자가격리, 그 이외에는 능동감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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