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34% 달린 슈퍼화요일 시작…'풀뿌리' 샌더스vs'중도연대' 바이든

기사등록 2020/03/03 20:39:13

14개주·미국령 사모아 동시실시…대의원 1357명

캘리포니아>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

부티지지·클로버샤 하차에 민주 경선 '지각변동'

샌더스 우위 속 굳히기 vs 반등 꾀하는 바이든

블룸버그 본격 등판, '중도분열' 우려에 완주 주목

미 공화당, 13개주서 경선…트럼프 독주 전망

[찰스턴=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발언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20.02.26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 대선에서 가장 많이 경선을 실시하는 슈퍼 화요일 선거가 미 동부표준시 기준으로 3일 오후 7시(한국시간 3일 오후 9시) 시작된다.

슈퍼 화요일은 각 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 권한을 가진 대의원을 가장 많이 선출하는 날로, 대선이 있는 해의 3월 둘째 주 화요일에 열린다.

올해는 14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코커스(당원대회)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대의원 34.1% '결전의 날'…14개 주·미국령 사모아 동시 실시

이들 주의 민주당 대의원 수를 모두 합하면 1357명으로, 전체 3979명의 34.1%에 달한다. 앞선 초기 4개 주 155명의 약 9배에 달하는 대의원이 이날 하루 결론난다. 미국 인구의 약 40%가 슈퍼 화요일이 실시되는 주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슈퍼화요일에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는 후보가 7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슈퍼 화요일에 경선이 진행되는 14개 주 가운데서도 대의원이 많은 곳을 주목해야 한다. 사실상 이 곳들을 중심으로 승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415명으로 미 경선지 중에서도 대의원이 가장 많다. 다음은 텍사스로 228명의 대의원이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10명, 버지니아는 99명, 매사추세츠는 91명이다.

다음으로 미네소타(75명), 콜로라도(67명), 테네시(64명), 앨라배마(52명) 순이다. 오클라호마(37명), 아칸소(31명), 유타(29명), 메인(24명), 버몬트(16명)는 50명 미만이다.

이 외에 미국령 사모아가 6명, 재외당원 경선이 13명이다.

◇1차 투표 15%선 넘어야 대의원 확보

일종의 대의원 확보 컷오프인 1차 투표 15% 선을 통과하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은 주마다 코커스-프라이머리에 따라, 또 주 당 룰에 따라 대의원을 배정하는 방식이 다른데 1차 투표에서 15%를 넘어야 대의원 확보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같다. 1차 투표에서 15%를 넘은 후보들이 2차 투표에서 사표를 흡수해 최종적으로 대의원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2개의 선거구에서 모두 14%를 받은 후보는 대의원을 받지 못하지만 1곳에서 16% 이상을 받은 후보는 다른 한 곳에서 아예 표를 얻지 못해도 대의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초기 4개 주 경선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60명으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53명보다 7명 많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8명이다. 중도 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벤드시장은 26명,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7명이었다.
[맨체스터=AP/뉴시스]민주당 대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미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선거 유세 중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95% 개표 기준 26.0%를 득표해  24.4%를 득표한 부티지지 전 시장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2020.02.12.

◇민주, 지각변동…진보vs보수 구도 선명해져

이번엔 민주당 상위권 주자들이 슈퍼 화요일을 1~2일 앞두고 잇따라 중도 하차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첫 관문이었던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던 부티지지 전 시장과 5위권을 유지했던  클로버샤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 선언하면서 구도는 '진보 대 중도'로 단순해졌다.

미 언론은 진보층을 이끌고 있는 샌더스 의원과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양자대결, 또는 슈퍼 화요일부터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까지 합한 3자 대결로 예상하고 있다. 진보성향 워런 의원도 레이스를 지속하고 있지만 샌더스 의원에 비해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액도 '세'를 읽을 수 있는 단서 중 하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재기의 기회를 잡은 바이든은 지난달 3300만 달러를 모금하며 샌더스 의원을 뒤쫓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같은 기간 4650만 달러를 모았다. 워런 의원의 모금액은 2900만 달러다.

샌더스 의원은 슈퍼 화요일 14개 주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했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와 남부 지역에 150만 달러를 썼다.
 
[맨체스터=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 있는 캠페인 행사에서 민주당 경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2020.02.12.

◇'풀뿌리' 샌더스 vs '중도 연대' 바이든

현재까지 분위기는 샌더스 의원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민주 경선 구도의 지각 변동 이전에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들에선 샌더스 의원이 1위 행진을 이어갔다.

CNN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을 지지해 온 그룹이 14개 주에 걸쳐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남부캘리포니아대학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샌더스 의원 지지층인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이 각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또한 라틴계 표심을 읽을 수 있는 네바다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에 반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대졸자 백인은 분포가 고르지 않다. 바이든의 견고한 지지층인 아프리카계 흑인 유권자 역시 라틴계에 비해 적다.

특히 대의원 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콜로라도 등이 라틴계 비율이 높다. 아프리카계가 라틴계보다 많은 곳은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아칸소 등이 꼽힌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의 '중도 연대' 기세도 무섭다. 부티지지 전 시장, 클로버샤 의원을 등에 업은데다 지난해 11월 중도 사퇴한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해리 리드 전 버지니아주지사 등까지 공개 지지를 선언해 힘을 받은 상태다.

그는 '대선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4~5위로 체면을 구겼지만 네바다에서 2위로 약진한데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차지하며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했다.
[찰스턴=AP/뉴시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손을 흔들고 있다. 2020.02.26.

◇블룸버그 완주 여부도 변수

블룸버그 전 시장의 완주 여부도 변수다.

민주당 경선 구도가 진보 대 보수로 공고해지면 그의 완주는 곧 지지층이 겹치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중도 분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샌더스 의원의 '확장성'을 우려하는 민주당 내에선 벌써부터 블룸버그 전 시장에 사퇴 압력을 넣고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 출마 동기 역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세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또한 억만장자인 그는 자신의 재산을 다 사용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겠다고 해왔다. 미 정계 안팎에선 결국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그는 2일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서 열린 폭스뉴스 주최 타운홀 행사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슈퍼 화요일 이후 TV광고를 구매하지 않던 그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3월17일)에서 광고를 구매했다.
 
한편 미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가 예상된다. 공화당은 이날 버지니아를 제외한 13개 주에서 경선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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