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에 고개 숙인 文대통령…직접 보급체계 지시

기사등록 2020/03/03 12:07:13

文대통령 "마스크 충분 공급 못 해 국민 불편…매우 송구"

마스크 문제 언급 1일 후 이틀만…당시 "대책 강구" 지시

현장 혼란 커지자 대통령 공식 사과, 보급 체계 개선 취지

마스크 대란 해법 3가지 직접 지시…"반드시 이길 수 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3.0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일선 현장에서의 마스크 품귀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정부가 공적 유통망을 통한 마스크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살 수 없는 대란 사태가 지속됐고 시민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결국 대통령이 공식 사과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3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마스크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 1일 이후 이틀 만이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마스크 공급 대책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마스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최우선으로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들과의 회의에서 마스크 문제를 줄곧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에도 홍 부총리로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체감'을 강조하며 마스크 문제 해결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직접 '공적 마스크' 588만장을 공적판매처를 통해 시중에 공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자체 방역 도구인 마스크조차 구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과 원성이 커지자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통해 일선 현장의 혼란을 인정하고, 마스크 공급 및 보급 체계를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3.03. 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마스크 대란' 사태의 원인을 폭증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 감염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이 마스크 대란을 해결해달라고 거듭 요청하며 직접 세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마스크 생산 물량 확대 ▲공평한 보급 방안 마련 ▲마스크 사용법 알리기 등을 골자로 한다.

문 대통령은 먼저 "생산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원재료 추가 확보 등 최대한 지원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 마스크 생산 확대를 주저하는 생산업자들을 위한 보완책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나중에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 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서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생산업체들이 안심하고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서울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3.03.since1999@newsis.com
이와 함께 보급 체계에 있어서도 공평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공적 유통 체제로 나선 이상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며 "공급이 부족할 동안에는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요가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있는 그대로를 국민께 알려야 한다는 것도 함께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는 것과 관련 "국가 전체가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방역 전선을 더욱 튼튼히 구축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독려했다.

또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의 중심에 서 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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