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두번 큰 절'..."신천지 신도들 통곡과 감동 느꼈을것"

기사등록 2020/03/03 12:43:09 최종수정 2020/03/05 15:50:52

"희생·무릎꿇은 아빠처럼...조직 책임 모습" 긍정 평가

신현욱 목사· 윤재덕 종말론사무소장 전해

[가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2020.03.0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전날(2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이 총회장은 두 차례 큰 절을 하며 용서를 구했다.

이와관련 이 총회장의 무릎 꿇은 행위에 대한 해석이 다분하다. 신천지 내에서 '재림예수'나 '영생불사'의 존재로 인식된다고 알려진 이 총회장의 엎드려 '두번 큰 절'한 것에 대해  "믿음이 좋은 신천지 신도들은 통곡과 감동을 느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신천지에 몸담았다가 탈퇴해 신천지문제 전문상담소에서 활동 중인 신현욱 목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신 목사는 "'오죽하면 우리 총회장이 저런 모습을 보였을까'하는 통곡과 '우리 신천지를 위해 저렇게까지, 마치 혼자서 십자가를 지듯이 자신을 희생하는구나'하는 감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도들에게 긍정적인 반응들이 있었다"라고 전한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은 "우리 아빠가 우리 가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은 상황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며 "(신천지 내부에) 우리 조직을 위해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천지 교인들 입장에서 이만희씨는 '우리 가족'"이라며 "사실 재림예수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신천지 교인들은 이만희씨를 신으로 추종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수행하는 인간적인 지도자 내지는 목자로 본다"고 부연했다.

윤 소장은 "우리가 밖에서 볼 때는 '어떻게 신을 자처하는 인간이 절을 한다는 말인가'라는 반응이 있는데 이런 건 오히려 서로 간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가평=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2020.03.02.photo@newsis.com

이들은 이 총회장이 전날 기자회견을 연 이유가 내부 단결과 강제 수사나 압수수색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 목사는 "법적인 어떤 처벌을 의식한 것이 가장 큰 요인 일거라고 본다. 대외적으로 국민의 공분과 비판적 여론을 가라앉혀야 되겠다는 현실적 요구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나 더 추가한다면 신천지 신도들의 동요를 막고자하는 측면에도 비중을 뒀을 거라고 본다"고 풀이했다.

신 목사는 "신천지 내부에서는 이 난리 통에도 총회장이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보니 불안감과 동요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설, 사망설, 해외 도피 등의 얘기가 들리니까 신도들 입장에선 불안했을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지도부에서도 (기자회견을) 권했을 것이다. 그래서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전략적 선택이었을 거라고 본다"고 추정했다.

윤 소장은 신천지 교인들을 통해 들었다며 "신천지 안에도 신천지 문제가 심각하고 잘못됐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날 기자회견은) 내부 단결이 목적이었다는 걸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약점을 찔렸기 때문에 태도가 급변한 거라고 봐야 한다. 시설과 명단 공개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돼 강제 수사, 압수 수사라는 신천지 36년 역사에 초유의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지금 신천지가 방역 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고 이걸 증명하려고 나온 것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보탰다.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나섬으로 인해 건재함 과시와 내부 단결이라는 목적은 확실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총회장과 지도부가 강조한 코로나19 사태의 해결과 정부당국 협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은 쉽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가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가며 기자들을 향해 엄지를 지켜 세우고 있다. 2020.03.02.photo@newsis.com

신천지 측이 이때까지의 대응과정에 대해 설명했지만 명단 누락 등의 문제제기에 뒷받침된 근거들을 불식시킬 만큼 자세하지 않았다는 점, 이 총회장이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면서도 결국에는 신천지 시설 폐쇄로 협조하기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볼멘소리를 한 점, 질의응답 중 급격히 퇴장하면서도 '엄지 척' 제스처를 취한 점 등이 오히려 국민적 공분을 키우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총회장이 절을 두 번한 것을 놓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왜 제사할 때처럼 한 것이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다.

윤 소장은 이에 "진지하게 화내는 분들도 있던데, 그냥 농담 정도로 받아들여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만희 교주의 어떤 사죄, 용서, 절, 이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금 우리가 (신천지에)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빨리빨리 제공해 달라는 것"이라며 "잘못된 것을 지금이라도 시정해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입으로만 사죄하는 것은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보탰다.

한편, 이만희 총회장은  경기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기자회견 후 오후 9시10분쯤 과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차를 탄 채 진행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검체 채취에 응했다.  이 총회장은 앞서 민간병원인 가평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의무기록 사본을 공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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