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방탄소년단, '핫100' 4위…세계적인 팝 가수 진입

기사등록 2020/03/03 09:02:05

빌보드 메인싱글차트 K팝그룹 최고 순위

솔로 포함하면 싸이 이어 2번째

톱10 안에 3곡 보류…K팝 최대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4위를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미국 팝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팬덤 차원의 인기가 아닌 광범위한 대중적 인지도를 방증했다.

2일(현지시간) 빌보드는 7일자 '핫 100' 차트를 분석하는 기사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온(ON)'이 '핫 100' 4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네 번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한 앨범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 '온'으로 세 번째 '핫 100' 차트 톱 10에 오르며 자체 최고 기록과 한국 그룹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달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인 '온'은 방탄소년단의 기존 곡 '아이돌', '페이크 러브'에 이어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곡이다.

8만6000점의 다운로드 판매량을 달성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지난해 8만8000점을 올린 조나스 브라더스(Jonas Brothers) 이후 그룹으로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온'은 방탄소년단의 파워풀한 에너지와 진정성을 가득 담은 곡이다. 언제나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는 아티스트로서 성장의 정점을 드러내는 노래다.

솔풀하면서 중독성 있는 보컬 샘플 컷(Vocal Sample Cut)과 대규모 세션을 통해 녹음한 UCLA 마칭 밴드의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다. 주어진 길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전진하겠다는 방탄소년단의 다짐이 담겨 있다.

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 노래 가사를 시네마틱하게 풀어낸 영상 등 방탄소년단은 '온' 관련 뮤직비디오 2개를 공개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은 30여 명의 댄서, 12명의 마칭 밴드(marching band)와 함께 펼쳐지는 대규모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1주일 만에 1억뷰를 돌파했다.

광활한 들판, 숲속의 호수 등 이국적이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주는 배경과 멤버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은 영상미를 자랑하는 두 번째 뮤직비디오는 공개 65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 역대 최단 시간이자 한국 가수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존 방탄소년단 '핫100' 최고 순위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기록한 8위다. 또 다른 히트곡 '페이크 러브' 10위는 10위를 차지했다. 이번 '온'이 4위를 차지함에 따라 방탄소년단은 '핫100' 톱10 안에 세 곡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지미 팰런쇼. (사진 = Andrew Lipovsky NBC 제공) 2020.02.24. realpaper7@newsis.com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핫 100' 톱 10에 진입한 곡 세 개를 보유하며 한국 가수 최다 기록을 세웠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아이돌' 11위, '마이크 드롭' 리믹스 28위, 'DNA' 67위, '메이크 잇 라이트' 76위, '웨이스트 잇 온 미' 89위 등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수가 '핫100' 안에 들어 있다. 

'맵 오브 더 솔 : 7' 선공개곡인 '블랙스완'은 '핫100' 57위에 올랐다. 제이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솔로곡 '치킨 누들 수프'는 81위를 차지했다.

그룹과 솔로를 통틀어 K팝 가수 '핫100' 최고 순위는 싸이가 가지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2012년 '핫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싸이는 '강남스타일'과 이 곡의 후속곡인 '젠틀맨'(5위) 등 '핫100' 톱 5위 안에 2곡을 보유하고 있었다. K팝 가수 중 유일했다. 방탄소년단이 '온'으로 '핫100' 톱5 안에 들면서 K팝은 톱5안에 총 3곡을 보유하게 됐다. 싸이의 또 다른 히트곡 '행오버'는 '핫100'에서 26위를 차지했다.

빌보드차트는 1894년 창간한 미국의 음악잡지 '빌보드'가 발표하는 대중음악 인기순위다. 빌보드는 1956년부터 순위를 매겼다. 세계 팝음악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며 국내에서도 주목했다.

미국 음반 판매량 집계회사 닐슨사운드스캔의 앨범 판매 조사량과 현지 1000여 방송사의 방송횟수 등을 종합한 것이다.

공신력을 인정받아 미국뿐 아니라 각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로 통한다. 시대 흐름을 반영, 2003년 7월부터 인터넷 다운로드 판매분, 2014년 2월부터 싱글차트인 '핫 100'에 유튜브 조회수와 UCC 차트 점수도 포함시켰다.

대중음악의 각 장르를 세분해 매주 수십여종의 차트를 발표한다. 이 중 방탄소년단이 1위에 오른 '빌보드 200'과 4위에 오른 '핫100'이 메인 차트다.

앨범 차트는 앨범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모든 앨범을 대상으로 하는 '빌보드 200', 힙합과 R&B 계통의 앨범만을 대상으로 하는 '톱 R&B/힙합 앨범스' 등이 있다. 보통 앨범차트라고 하면 '빌보드 200'을 지칭한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_제임스 코든쇼 카풀 카라오케. (사진 = Terence Patrick CBS 제공) 2020.02.26. realpaper7@newsis.com
싱글 차트에는 모든 싱글을 대상으로 하는 핫100, 모던 록 싱글 앨범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던 록 트랙스' 등이 있다. 보통 싱글차트라고 하면 '핫 100'을 가리킨다.

'빌보드 200'은 앨범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팬덤 위주로 순위가 매겨진다. 반면 개별곡으로 순위를 매기는 '핫100'은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반영한다.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판매 데이터를 혼합한 것이다.

'핫100'에서 지금까지 정상을 가장 많이 밟은 팀은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로 모두 20곡을 1위에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빌보드 200' 단골손님이 됐다. 7일자 차트에서 '맵 오브 더 솔 : 7'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 해당 차트 네 번째 정상에 올랐다.

'맵 오브 더 솔 : 7'은 영어 이외의 언어를 주로 사용한 비(非) 영어권 앨범으로는 10번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이미 앞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 앨범들도 역시 한국어가 주축이었다. 이 전작들도 10번째 안에 포함됐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비영어권 아티스트로 빌보드 200에서 연속으로 4번이나 1위를 차지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음악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당분간은 깨지기 힘든 기록 아닐까 싶다"면서 "그래서 해외 언론들이 방탄소년단에 더 많이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영어권에서 대중적인 곡들이 점령하고 있는 '핫100'마저 방탄소년단이 정복하고 나선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맵 오브 더 솔 : 7' 발매와 함께 미국 NBC '투데이쇼',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 등 현지 토크쇼에 자주 출연하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인지도를 쌓았다. 이런 점이 '온'의 '핫100' 상위권 진입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자신들의 현상이 단발성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K팝, 한류의 열풍을 탄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영역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핫100' 순위에는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이 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의 '핫100' 4위가 첫 주 후광이 아니라 향후 순위가 좀 더 올라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초창기에 팬덤 '아미'가 미국 각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사연과 함께 방탄소년단의 곡들을 대거 신청, 현지에서 입소문이 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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