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공급방식 바꿔야"...대구 우체국·하나로마트 '인산인해'

기사등록 2020/03/02 16:11:23

"언제까지 줄 서서 받아야 하나" 불만

마스크 못 구한 시민은 소리 지르며 항의도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달서우체국 앞에 줄을 서 있다. 2020.03.02.ehl@newsis.com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마스크를 못 받은 사람들에게 내일 번호표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제도 못 받고 돌아갔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구·경북 청도와 전국 읍·면 우체국에 공적 마스크가 보급된 2일.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달서우체국 앞은 마스크를 구하는 시민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줄은 우체국 양옆 달서구청과 달서소방서 앞까지 200m가 넘는 거리를 꽉 채웠다.

이곳에서 만난 권모(41·여)씨는 "아이가 세 명이라 마스크를 구해도 금방 동난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가 없다는 불안함이 더 커 외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권씨의 남편 전모(45)씨 역시 "차라리 공적 판매처에 한꺼번에 많이 배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며 "이렇게 조금씩 자주 나눠주니 사람들이 자꾸 몰리지 않나. 언제까지 이렇게 줄을 서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손자와 함께 줄을 선 유모(71·여)씨 역시 불만을 표현했다. 유씨는 "오늘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마스크 사러 나왔다"며 "노인들이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동 주민센터 같은 데서 나눠줄 순 없는 거냐"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달서우체국 앞에 줄을 서 있다. 2020.03.02. ehl@newsis.com
판매 시작 시각인 오전 11시 무렵 직원들은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선두에서 번호표를 받은 한 중년 남성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그간 사러 오지도 못했다"면서 "오늘 아침 6시40분부터 줄을 섰다"고 했다.

마스크는 한 팩에 1000원으로 한 사람당 다섯 팩씩 살 수 있다. 5000원과 마스크를 바꿔 쥔 시민들은 기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 시민은 "고작 이거 사자고 새벽부터 고생했나"라며 불만 섞인 혼잣말을 내뱉었다.

약 30분이 흐른 뒤 700번 번호표를 받은 시민을 끝으로 마스크 판매가 마무리됐다.

추위에 떨며 함께 줄을 선 나머지 시민들은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게 어디 있느냐", "내일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지 않냐"며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일부는 고성과 함께 욕을 하기도 했다.

한 우체국 직원은 "새벽부터 나왔음에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고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도 "판매자 입장에서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원래 우체국 업무는 거의 마비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2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달서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02.ehl@newsis.com
같은 날 오후 2시 마스크 공적 판매처인 전국 2219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도 판매가 이뤄졌다.

하나로마트 대구 성서점 관계자는 "한 사람당 마스크 두 팩씩 390명에게 판매했다"면서 "오늘도 마스크를 못 받아 간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스크가 입점된 하나로마트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맨 시민도 있었다.

대학생 장모(25·여)씨는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판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하지만 집 근처 매장은 입점 물량이 없었다"고 했다.

자영업자 박모(55)씨 역시 "홈페이지에는 자세한 설명이 없고 전화도 잘 연결되지 않아 어느 매장에서 마스크를 파는지 알 수가 없었다"면서 "여기저기 헤매다 겨우 줄을 섰지만 너무 늦게 도착해 결국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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