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51조 들여 도농 격차 줄인다…빈집정비·보육시설 확충

기사등록 2020/02/19 16:00:00

제4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 심의·의결

[세종=뉴시스] 장서우 기자 = 도시와 농촌에서의 삶의 질 격차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약 51조원을 들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향후 5년간의 기본 정책 방향을 마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 개발 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4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 개발 기본 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의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생활 여건 만족도는 도시(61.3점)보다 농촌(55.8점)에서 낮았다. 진료·응급 서비스, 영유아 보육, 초·중학교 교육, 대중교통 등 측면에서 도시보다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공동화 등 현상도 도시에서보다 농어촌 지역에서 빠르게 심화되고 있으며 농어촌 내 지역 간 양극화와 함께 도시와의 생활 여건 격차로 '지방 소멸'의 위기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보건·복지, 교육·문화, 정주 생활 기반, 경제 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도농 간 격차와 농어촌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5년간 약 51조원(국비 약 37조원, 지방비 약 10조원, 기타 4조7000억원)을 투·융자할 계획이다. 3차 기본계획(2015~2019년, 46조5000억원) 대비 10%가량 증액된 규모다.

주요 내용으로는 ▲농어촌다움이 살아 있는 정주기반 구축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 제공과 포용적 공동체 육성 ▲경제활동 다각화와 지역순환경제 구축 ▲교육·문화 기회의 형평성 보장 등 4대 전략을 토대로 183개 과제를 제시했다.

정주 기반 구축에 가장 큰 규모인 33조원가량을 쓴다. 보건·보육·쇼핑 등 기초적인 생활 서비스는 30분 이내에, 문화·교육·창업 등 복합 서비스는 60분 이내에, 응급 상황 대응은 5분 이내에 해결되는 '3·6·5 생활권'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100원 택시, 행복 버스 등 농어촌형 교통 모델을 다양화해 나가고 교통 약자를 대상으로 안전 용품 보급을 늘려가는 등 교통안전도 확보한다. 아울러 노후 주택 개량과 슬레이트 철거 지원, 빈집정비 등 주거 환경을 지속해서 개선한다. 빈집정비 사업 대상은 올해 8000동에서 2024년 1만동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복지 서비스 제공에는 약 10조원을 편성했다. 지역 내 거점이 되는 공공병원의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고 응급, 분만 등 의료 서비스가 취약한 지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여성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한 특수 건강 검진을 시범적으로 도입, 예방적 차원에서의 건강 서비스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기준 720곳인 국공립 어린이집은 매년 30곳 이상 확충해 2024년 850곳까지 늘린다. 농어촌 공동아이돌봄센터도 올해 60곳에서 2024년 80곳으로 확대한다. 농어업인 대상 안전보험 가입률은 올해 66.5%에서 2024년 75.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뒀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 당정협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19. kmx1105@newsis.com
지역 경제의 활력을 돋우기 위한 사업에 5조원가량을 들인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올해 229곳에서 2022년 1210곳으로 늘리고 농산물종합가공센터도 올해 90곳에서 2024년 110곳까지 확대한다. 청년들이나 귀농·귀어·귀촌인을 위한 창업 교육과 자금 지원도 늘린다. 2022년까지 스마트 시설원예 7000㏊와 스마트 축산 7750호를 보급하는 등 신(新)산업도 육성한다.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문화·여가 서비스를 늘리는 데는 2조7000억원을 계획했다. 농어촌 학교 통학버스를 올해 2983대 수준에서 2024년 3027대까지 늘리고 공공·작은 도서관을 매년 30곳씩 확충, 올해 30곳에서 2024년 150곳으로 늘린다. 또 2024년까지 '평생학습도시'를 49곳 지정해 지역의 특성이나 인구 구조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삶의 질 위원회는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농어업인과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제정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 개발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졌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부 위원 15인, 민간 위원 9인 등으로 구성된다. 2005년부터 5년 단위로 마련돼 온 기본계획은 올해로 4차를 맞았다. 이번 기본계획은 2024년까지 5년간 적용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도농 간 삶의 질 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는 한편 농어촌을 농어업인 뿐만 아니라 도시민들도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처 간 연계·협력을 통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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