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겪은 정은경 "신종코로나 낙관·비관 판단 일러"

기사등록 2020/02/12 15:47:25

"中 유입인구 줄었지만 제3의 국가서 환자 나올 가능성"

"병원 감염 가장 우려…모든 행사 취소할 위험도 아니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1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11.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유행이 변곡점을 맞거나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입국 금지와 여행 제한 조치로 중국에서의 유입 인구가 줄었으나 여전히 5000명 정도의 입국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다 경증 상태에서도 전염력을 보이는 질병 특성상 아직 낙관적으로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비관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유행 전개 양상은 중국에서의 유행 속도와 크기,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내·외국인의 규모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며 "확진자(의 신속한) 발견과 접촉자 관리를 좀더 강화하면서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방역 담당자로서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의료기관 내 감염'을 꼽으면서도 가능성을 낮은 것으로 봤다.

정 본부장은 "의료기관별로 면회객을 제한하거나 중국에서 들어온 직원에 대해 업무배제를 하는 등 병원 자체의 감염 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의료기관 감염이 발생하지 않게끔 의료계와 협조해 방역을 좀더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에는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가 취약해 병원 안에서의 환자 유행이 발생했고 입원 환자들이 감염되다보니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며 "그 이후 의료법 강화 등으로 의료기관에서의 감염 관리가 강화됐고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고 (보건당국이) 잘 대응해 나가는지 아직도 시험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중보건 분야에서도 그 당시 역학조사관이 부족했는데 여전히 저희가 볼 때는 부족하다. 여전히 방역 역량을 강화할 여지는 많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줄어드는 변곡점의 예상시기를 질문받고서는 "어려운 질문이다. 중국에서의 강력한 봉쇄 정책 효과로 중국 내 신규환자가 3000명에서 2000명대로 감소했지만 춘절 이후에 감염 인구들이 섞이게 되면 어떤 결과들이 초래할 지는 모른다"며 "아직 변곡점이나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좀더 면밀하게 봐야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감소세가 유지해준다면 우리나라의 위험도 같이 줄어드는 것이여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중국 사람들이 전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태국와 싱가포르의 사례와 같이 또 어디서 어떤 접촉으로 환자가 보고될 가능성은 있다"면서 "코로나19는 중국이라는 큰 나라, 전체 성시에서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메르스 때의 유행의 종류나 예측 부분과는 굉장히 다른 양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유행 상황은 중국과 동남아에서 유입된 사례와 접촉자 중심으로 제한적인 전파가 발생하고 있고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지역사회에서의 위험도가 모든 행사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행사를 할 때 '안전한 방역조치를 하면서 시행하라'는 권고"라면서 "가장 주의깊게 관찰·관리하는 대상이 위험 국가로부터 들어온 지 14일이 경과되지 않으신 분들로, 발병 여지가 있고 감염 증상이 경미해 무시될 수가 있어 이런 분들의 행사 참석을 자제해 달라는 식의 가이드를 같이 주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광범위한 노출이 돼 모든 행사를 취소해야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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