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까지 겹치면서 자금난이 극심해져 벌써 10조원 가까운 긴급융자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랑망(新浪網)과 홍콩경제일보 등은 11일 업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우한폐렴 확산으로 자금이 필요한 중국기업 300곳 이상이 은행대출을 청구했으며 그 규모가 최소한 574억 위안(9조7345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중국 지방정부가 긴급융자를 신청한 기업 명단을 대형 국유은행에 전달했다며 여기에는 우한폐렴 대책에 관여하는 기업과 감염 확대를 크게 타격을 입은 기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명단에는 생활 사이트 서비스 운영의 메이퇀 뎬핑과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 얼굴 인식기술 업체 메그비(Megvii 曠視科技), 보안 소프트웨어 최대회사 치후(奇虎) 360 과기 등 유수 회사들이 끼여있다,
세계 4위 스마트폰 메이커인 샤오미는 마스크와 체온측정기 등 의료기기 제조와 판매와 관련해 50억 위안의 대출을 요청했다.
메이퇀 뎬핑도 40억 위안의 융자를 청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우한의 의료 관계자에 무료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금에 충당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디디추싱은 "우한폐렴 확산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며 5000만 위안의 자금 융통을 구했다.
치후 360 과기는 10억 위안을 신청했다. 의료 관련 제품의 구입과 우한폐렴 추적과 억지를 위한 앱 개발비용에 투입하겠다고 이유를 댔다.
메그비는 인파 속에서 마스크 착용한 사람의 얼굴 인증기술 정확도를 높이려 한다는 이유로 1억 위안의 융자를 청구했다.
관계 소식통은 중국이 이런 융자 신청에 신속히 대응해 바로 승인을 내주고 우대금리까지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한폐렴 사태로 폭넓은 범주에서 기업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5% 내지는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감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장의 가동 중단이 제조업을 침체시켜 세계 공급망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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