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크루즈서 추가 감염자 발생
승객들, 환기 시스템 통한 감염 우려
CDCP "환기 시스템으로 확산, 증거 無"
보도에 따르면 승객 일부는 격리 조치가 오히려 위험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창문과 발코니가 있는 객실의 승객들은 소방차와 구급차 15대가 선박 주변에서 대기 중인 광경을 보면서 긴장하고 있다.
선장은 이날 승무원 5명을 포함해 확진자 6명이 추가로 나왔으며, 다른 8명은 신종 코로나와 무관한 치료를 받기 위해 배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거의 매일 크루즈 내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승객들은 격리 조치가 오히려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민 사라 아라나(52)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내 면역 체계를 해치고 있다.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구급차가 매일 배의 한쪽에 늘어서 있는 걸 보면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를 떠나 홍콩, 베트남 등을 거쳐 요코하마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하선한 남성의 감염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이 크루즈선을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시켰다.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에서 온 캐럴 몽고메리(67)와 남편 존(68)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토로했다. 몽고메리는 미열이 있고, 존은 당뇨병 환자라고 한다.
몽고메리는 "우리는 이 방에 앉아있고 선내 감염자 수는 천천히 증가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아직 검사도 받지 못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있는 미국 소설가 게이 코터(75)는 "우리를 격리 조치해 신종 코로나가 억제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무원들이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고무장갑을 꼈다 해도 음식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승객들은 크루즈의 환기 시스템을 통해 신종 코로나에 전염될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일부 승객은 이런 우려를 미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미 대사관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 428명에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의견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CDCP는 "환기 시스템을 통해 배의 객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한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크루즈선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는 경우 또 다른 장소에 승객들을 격리하거나 별도 대피처를 마련하는 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무부 관리는 "추가 감염을 막을 가장 믿을만한 방법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처럼 승객들을 그 자리에서 격리하는 것이다. 이것이 의학적인 합의와 프로토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4일의 격리 조치가 끝나면 미국 시민들은 상업용 비행기로 귀국할 수 있으며 추가 격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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