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민 청부살해' 용의자, 5년만에 검거…3명 송치

기사등록 2020/02/09 09:00:00

현지 중개인 통한 청부살인 가능성

필리핀 현지서 1명 덜미…강제 송환

국내 2명도 붙잡혀…"일당 추적 중"

경찰, 살인교사 혐의 적용 3명 송치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지난 2015년 9월 필리핀에서 발생한 교민 피살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한인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말 이 사건과 관련해 A씨 등 한인 3명을 살인교사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5년 9월17일 필리핀 앙헬레스의 한 호텔 인근 사무실에서 총격을 당해 숨진 60대 사업가 박모씨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당시 2인조 괴한이 쏜 총알 5발을 맞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필리핀에서는 석 달 연속 교민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당시 필리핀 당국은 현지 용의자를 붙잡았는데 오인 체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지에 파견된 경찰 코리안데스크가 배후에 한국인 교사자가 있다는 단서를 포착, 2018년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를 통해 재수사가 이뤄졌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앙심을 품은 한인들이 현지 중개인을 통해 청부업자를 고용하는 수법으로 범행에 나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번에 검찰에 넘겨진 3명 가운데 A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붙잡혔다. 그는 박씨와 사업상 연관이 있던 다른 한인 B씨 의뢰를 받고 청부업자와 선이 닿는 현지 중개인에게 연결해준 역할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난 1월23일 현지에서 검거, 다음날인 24일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현지에서 신병이 확보된 바로 다음날 송환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또 국내에 있던 B씨와 다른 한인 C씨를 붙잡아 수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C씨는 B씨 측에서 제공한 돈이 A씨를 통해 청부업자 측으로 넘어가는 경로에 위치한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다른 공범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붙잡힌 3명에 대한 송치가 이뤄졌다"며 "다른 관련자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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