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아차 10일 셧다운…"생산중단 장기화 땐 협력사들 다 죽어요"

기사등록 2020/02/07 11:30:19 최종수정 2020/02/07 12:01:48

광주공장 라인 5% 감산하자 1·2·3차 부품공장들 긴장감 고조

"자동차가 지역 수출의 40% 이상…광주지역 경제도 휘청"

"배선뭉치 주력 생산라인 중국에…수급차질땐 정말 큰일"

기아차 "11일 이후는 부품 수급 감안해 각 공장별 가동 결정"

【광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사진은 기아자동차 광주 2공장 생산라인.
[광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완성차 생산라인 중단이 장기화 되면 우리 같은 중소 부품협력사들은 납품 차질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7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 중간 간부 A씨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긴 한숨만 내 쉬었다.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오는 10일 하루 방산(군수품) 생산라인을 제외한 전국 3곳의 공장 생산라인을 셧다운(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광주공장과 경기도 광명 소하리, 화성공장 생산라인을 10일 하루 셧다운 하지만 부품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11일 이후에도 생산 재개가 불투명 한 상황이다.

이번 셧다운 사태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부품협력사의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자동차 내부의 전기·전자 부품을 연결해 주는 '와이러닝 하네스(배선 뭉치)' 수급 차질이 원인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와이러닝 하네스를 공급하는 생산업체는 크게 중국과 한국, 동남아 등 3곳으로 분산돼 있다.

하지만 주력 생산라인이 중국에 쏠려 있고 한국과 동남아는 생산량이 미비해 현대·기아차의 수요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국내공장 생산라인 셧다운 사태 해결은 중국 현지 부품공장이 얼마나 조기에 정상가동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광주공장의 경우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4일부터 봉고트럭 생산라인에 대한 5% 감산 조치에 들어갔다"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주력 수출 모델 생산라인까지 여파를 미치지 않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공장에서는 셀토스와 쏘울, 스포티지, 봉고트럭 등이 하루 평균 2100여 대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5% 감산키로 결정된 봉고트럭의 경우 하루 400여대에서 120여대 줄어든 280여대 만 생산하고 있다. 

지역 수출의 40.8%를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이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라인 중단이 장기화로 치 닫을 경우 지역 협력업체 대부분이 납품 차질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는 50여 곳에 달한데다 2·3·4차 협력업체 수 백여 곳이 1차 협력사와 거래하고 있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부품협력사 관계자 B씨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오는 9일까지 연장한 춘절 연휴를 추가로 더 연장할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며 "춘절 연휴가 더 늘어나면 부품수급 차질로 국내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로 치닫아 국내 협력사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걱정했다. 

완성차 업계의 셧다운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광주시와 관련 기관의 움직임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광주그린카진흥원 관계자는 "광주는 완성차 업체를 따라 1·2·3차 협력사들이 형성·유지되고 있는데, 완성차 생산라인이 중단될 경우 1차 협력사들이 납품을 차질을 빚게 되고 2·3차 협력사에 대한 납품대급 지급 차질로 이어져 심각한 운영난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흥원은 광주시와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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