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모녀 입원 광주21세기병원 폐쇄 이틀째, 안정 되찾나

기사등록 2020/02/05 14:40:39

18번째 확진자 국가지정 격리 병실로 이송

자가 격리 또는 소방학교 생활실 격리 준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5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임시 폐쇄된 광주 광산구 21세기 병원에서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의 안내를 받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2020.02.05.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걸린 16·18번째 확진자 모녀가 입원 치료를 받은 광주 21세기병원은 임시 폐쇄·휴원 이틀째인 5일 점차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21세기병원 옆문. 16번째 확진자(42·여)의 딸인 18번째 확진자 A(21)씨가 방호복으로 온 몸을 꽁꽁 싸맨 질병관리본부 직원의 안내를 받아 나왔다.

A씨는 인대봉합수술을 받은 터라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마스크만 쓴 채 짐꾸러미를 다리에 올려놓고 끙끙대며 휠체어를 밀었다.

A씨는 구급차에 힘겹게 올라 국가지정 격리 병실이 있는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리문 너머로는 입원 환자들과 의료진이 보였다. A씨의 이송 장면을 보려고 투명한 창이 있는 계단 쪽으로 환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일부 환자들은 양치를 하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바삐 움직였다.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퇴원 뒤 자가 격리 또는 광주소방학교 생활실 내 1인실 이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확진자 모녀가 입원했던 3층 병동 내 환자 23명(병동서도 전원 격리 조치)을 비롯해 총 73명의 환자들은 전날에 비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 했다.

특히 전날에는 층간 통행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 나왔지만, 이날 일부 자가 격리 방침과 16번 환자의 증상 호전 소식에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오가 지나선 도시락이 대량으로 배달됐다. 문 앞에 둔 도시락을 병원 직원이 챙겨가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은 밧줄로 이중 잠금 장치를 해둔 병원 정문을 돌아 병원 지하 통로로 향했다. 각종 소독·방역 용품을 병원 안으로 가져가거나 보건소 차량에 실었다.

80세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입원 중이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병원 주차장에서 취재진에게 "아버지가 보건당국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고 들었다. 소방학교 1인실로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의 우려는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21세기 병원 의료진과 환자 등 140여 명에 대한 감염 여부를 파악 중이다. 감염 검사 결과를 토대로 코호트(환자 발생 병동을 의료진과 함께 폐쇄) 격리나 일부 격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A씨 모녀와 다른 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증상에 따라 자가 격리나 광주소방학교 생활실로 옮겨 격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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