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신종 코로나 중국인 탓은 혐오…멈춰달라"

기사등록 2020/02/05 11:47:19

5일, 최영애 위원장 명의로 성명서 발표

"신종 코로나 막으려 노력하는 분들 존경"

"일부서는 중국인 혐오 표현 등장하기도"

"혐오는 합리적 대처 늦출 수 있어 위험"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해 11월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19.11.2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위기와 관련, 중국인 혐오가 아닌 인류애로 맞서자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5일 오전 배포한 성명서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맞서 각자의 영역에서 노력하는 관계자와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성숙한 포용력을 보여주는 국민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 중국인 또는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감염증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이라는 이유로 중국의 식문화를 비난하고 정치 문화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며 질병의 온상이라고 손가락질한다"며 "길을 가던 중국인에게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식당 출입을 막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중국인 혐오에 대해 최 위원장은 "혐오는 특정집단을 병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는 부정적 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돼 차별을 조장하는 효과를 갖는다"며 "국민들의 불안을 특정 집단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혐오표현은 현 사태에 대한 합리적 대처를 늦추고 사회적 갈등을 만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 역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학생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고, 아시아인을 모욕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 또한 다른 공간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16일 미디어 종사자들은 인권위와 함께 혐오표현 반대 선언을 하면서, 특히 재난이나 전염병 등이 발생했을 때 혐오표현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권의 측면에서 더욱 면밀히 살피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성명서를 끝맺으며 인권위 구성원들이 혐오와 차별에서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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