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 무더기 해고' 손학규, 사퇴 거부…"죽는 길로 가겠다"

기사등록 2020/02/04 18:54:58

사퇴 요구하며 당무 거부한 임재훈·장진영 등 해임

결단 재차 촉구하자 거절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져

"중진 내치고 孫 사는 길, 토담집 가는 것 밖에 없어"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9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일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던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과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무자들을 해임한 가운데, 손 대표가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이날 장 비서실장과 임 사무총장, 이 사무부총장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들은 총선 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필요성을 요구하며 사퇴 결단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손 대표가 거부하자 지난 3일부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참석하지 않는 등 당무를 거부했다.

장진영 비서실장은 해임 통보를 받을 당시에도 재차 당을 위해 결단을 촉구했지만, 손 대표는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비서실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에게 '당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살려달라, 이대로 가면 죽는 길이다'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손 대표는 '나는 죽는 길로 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당이 붕괴되는 것을 우려해서 간곡하게 말한 것 아닌가. 당을 걱정하는 입장에서 보고만 있어야 하나"라며 탄식했다.

역시 해임을 통보받은 이행자 전 사무부총장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장 전 비서실장은 당 소속 의원들과 당 재건 방안을 우선 모색할 전망이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한마디로 현재 당면한 상황을 언급하자면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이 우선"이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처신에서 진리인데 욕심이 지나치면 거르친다는 옛 말을 명심해야 한다. 허상을 쫓으며 과도한 정치적 회생을 도모하려고 하는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당내 중지를 모아 다소의 시간을 드린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제3당을 통한 거대 양당의 폐해를 견제할 새로운 당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와 당 재건을 위해 혼신을 다해온 중진들을 내쳐서 손 대표가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다시 토담집으로 가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는 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들의 자리에 지역위원장들을 임명하며 최고위 재정비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명직 최고위원들 역시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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