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후 '확진'…질본 "입국자 검역 확대 어렵다"

기사등록 2020/02/04 18:32:24

16번째 확진 환자, 태국 또는 한국에서 감염 가능성

"IHR에 따라 국가별 담당관들이 서로 정보 교류 중"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2.04.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태국 여행 후 귀국한 한국인 여성이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자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철저한 검역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은 어렵다"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태국 전체를 위험지역으로 보거나 태국 입국자를 의심환자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 이외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사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ASEAN)국가들과도 영상회의 등을 하고 있고, 국제보건규약(IHR)에 따라 국가별 담당관들이 서로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판단했을 때 위험상황 가중 등으로 검사를 실시할 수 있고, 역학적인 상황에 따라서 검사의 범위나 이런 것들은 계속 변동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한 검역 문제는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 이외 지역 확진자에게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 후 국내로 들어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확진자와 지난달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의 12번째 환자가 대표적이다. 12번째 환자는 일본에 업무 목적으로 체류하면서 일본 내 확진자와 접촉한 뒤 지난달 19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그러나 일본 당국이 이 환자가 자국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지난달 30일 한국 보건당국이 아닌 중국에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역학조사가 실시돼야 하겠지만, 16번째 환자의 경우 귀국 6일만에 증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태국 또는 한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둘 다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은 4일 기준 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 오전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42세 한국인 여성은 지난달 19일 태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지난달 25일 저녁부터 오한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지난 2일까지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다음날인 3일 전남대학교 병원을 내원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 감염 배제를 위해 격리조치된 16번째 환자로부터 검체를 채취해 광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한 결과 4일 오전 양성으로 확인됐다.

태국 보건당국은 이 환자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질병관리본부에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4일 오전 16번째 환자의 양성 결과를 확인하고 태국 보건당국에 정보를 요청했지만, 명확한 정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태국으로부터 접촉자가 있으면 우리나라에 통보를 하는데, 아직은 통보받은 게 없다"라면서 "오늘(4일) 다시 한번 더 업데이트된 정보와 접촉자 정보 등을 확인해달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16번째 환자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귀국 후 한 5일 후에 발병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검역 당시엔 증상이 없으셨을 것이다"라면서 "국내 병원 진료기록 등을 역추적해 노출 범위나 접촉자 범위 등을 선정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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