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 단체들, '성전환 숙대 합격' 반대…"여자공간 침범"

기사등록 2020/02/04 17:45:47

서울 시내 6개 여대 페미니즘 단체 공동 성명

"여자 주장 남자, 여자공간 침범…기회 빼앗아"

성별변경 신청 기각·성별변경 불가법 제정 촉구

[서울=뉴시스] 지난달 31일, 성전환(남→여) 수술 이후 숙명여대에 최종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가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의 손을 비춘 이 영상이 나간 이후, A씨의 입학을 막기 위한 카카오톡(카톡) 단체 대화방을 만든 숙명여대 학생들은 A씨가 이 방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손등과 손목 등이 나온 사진 인증을 받고 통과한 학생들만 해당 대화방에 초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9.02.03. (사진 = 방송사 인터뷰 영상 갈무리)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성전환(남→여)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씨와 관련, 서울 시내 여대 페미니즘 단체 수십곳이 공동 성명을 통해 A씨의 입학 반대 입장을 밝혔다.

숙명여대·덕성여대·동덕여대·서울여대·성신여대·이화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등 23개 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성별 변경은 성별로 인해 실질적 차별을 받는 여자들의 피해사실을 흐리게 하며, 자신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는 누구든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을 크게 해하는 것이며 남성의 성별변경할 권리를 여성의 기본권리에 우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성별 변경을 한 남자의 여대 입학은 물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법원의 성별변경 허가는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실질적 평등을 위한 여자들만의 공간과 기회는 여자의 것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법원의 성별 변경 신청 기각과 국회의 성별 변경 불가 법률 제정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미 남자들의 범죄 타깃이 되고 있는 여대를 포함한 여성만의 공간은 남성의 침입과 더불어 스스로를 여자라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면서 "호주, 영국처럼 성별 변경을 적극적으로 허가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강간 피해 여성을 위한 쉼터가 성별변경을 한 남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으며, 여성경기에 들어온 남자 선수들은 여자 선수들의 기회와 영광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와 같이 본인을 여자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은 여성혐오 사회에서 여자의 삶을 알고 존중하기 보다 여자들의 공간과 기회를 빼앗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남성도 자신의 '느낌'을 이유로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위협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성명에 이름을 올린 단체는 ▲덕성여대 래디컬 페미니스트 소모임 TNT ▲덕성여대 여성주의 소모임 FinD ▲동덕여대 래디컬 페미니즘 모임 싹둑 ▲서울여대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무소의 뿔 ▲성신여대 래디컬 레즈비언 동아리 Radsbos ▲성신여대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GPS ▲숙명여대 래디컬 페미니스트 소모임 PIEATER’S ▲숙명여대 중앙여성학동아리 SFA ▲숙명여대 트랜스젠더남성 입학반대 TF 팀 X ▲숙명여대 FEMI-POWER PROJECT ▲이화 래디컬 레즈비언 학회 보라 ▲이화여성주의연합 Rad-E ▲이화여대 페미니스트 모임 WOOM 등 총 23개 단체다.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22)씨는 최근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한 것으로 뉴시스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숙명여대 내부와 대학가 등에서는 학생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이들 단체처럼 반대 입장을 내 놓고 있지만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 이화여대 성소수자 인권운동 모임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 등은 성명을 내고 A씨 입학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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