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째 확진' 태국 여행이어서 신종코로나 미분류…매뉴얼 허점

기사등록 2020/02/04 18:44:09

환자 진료병원 "신종코로나 의심"돼 7일전 보건소 등에 보고

보건소 등 "당시 지침은 중국 여행객만 능동감시자로 분류"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입구에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표지판에 세워져 있다. 2020.02.03.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16번째 확진환자가 광주에서 발생한 가운데 이 환자를 진료했던 병원이 일주일전에 보건소 등에 '신종코로나 의심' 등의 내용으로 문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소 측은 "환자가 중국이 아닌 태국을 여행했다"는 이유로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신종코로나 미분류 처리' 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매뉴얼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광주시질병관리본부와 전남대병원 등에 따르면 A(43·여)씨는 이날 오전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에 앞서 여행을 다녀온 뒤 열이 지속돼 지난달 27일께 거주지에 있는 중형병원과 전남대병원을 잇따라 찾았다.

지난달 19일 입국당시에는 열 등의 증상이 없었지만 6일이 지난 25일 체온이 37.7도까지 올라 이틀만인 27일께 광산구의 한 중형병원을 내원했다. 당시 체온은 38.9도까지 오른 상태였다.

이후 A씨는 다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 찾아 X-Ray와 혈액검사 등을 받았고 폐렴약 처방을 받았다.

당시 A씨를 진료했던 중형병원과 전남대병원 측은 환자가 신종코로나가 의심돼 중앙질병관리본부와 광산구 보건소 측에 해당 내용을 보고 했다.

병원 측은 "열이 떨어지지 않아 신종코로나 가능성이 있어 관련 사항" 등을 문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와 광산구 보건소 측은 "신종코로나 확산지역인 중국을 다녀온 관광객이 아니다"는 이유로 메뉴얼에 따라 미분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중형병원에서 4일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증상이 악화돼 지난 3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이날 오전 16번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16번째 확진 환자인 40대 여성이 지난달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 모 중형병원의 출입문이 4일 폐쇄돼 있다. 보건당국은 방역·소독작업을 마친 뒤 병원 시설 폐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2.04.wisdom21@newsis.com
A씨에 대한 격리 치료가 일주일전에만 이뤄졌더라면 혼란이 가중되지 않았을 것이다는 지적이다.

A씨가 여행을 다녀온 뒤 첫 증상을 느낀 지난달 25일부터 격리병원 입원까지 10일이 소요됐다.

또 광주와 전남지역 병원들은 "중국 방문 경력이 있는 내원객만 통보"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긴급 방역을 실시했고 병원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통해서 2차, 3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관련 메뉴얼을 시급하게 정비하고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일주일 전 질병관리본부 지침에는 신종코로나 의심은 중국 여행을 다녀온 환자로 규정돼 있어 태국 등 타지역 여행객은 능동감시자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A씨는 폐 관련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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