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추미애 "절차 지켜라" vs 윤석열 "검사 힘들다"(종합)

기사등록 2020/02/03 16:34:34

"인권보호, 최우선 가치로 삼아달라" 강조

최강욱 논란 관련해 "절차 정의 준수해야"

수사권 조정 따라 역할 달라질 것도 강조

윤석열 총장은 전입식서 "소통 중요" 언급

수사권 조정·총선 등 현안 관련 당부 말도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당부말을 전하고 있다. 2020.02.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가윤 김재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검찰조직 내 아직도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박차고 나가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이 돼 달라"고 신임 검사들에게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달 31일 상반기 검사 전출식에서 '검사동일체'를 언급하며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게 없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날 추 장관의 발언은 윤 총장의 '검사동일체'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장관은 3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추 장관은 신임 검사들에게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달라 당부했다. 추 장관은 "인권은 시대와 이념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이고 검사는 인권 옹호자로서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고 보장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라며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권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행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달라"며 "검사는 공익 대표자로,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사회를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신임 검사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2020.02.03.   20hwan@newsis.com
최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한 검찰의 사건 처리 절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드려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며 "형사사건에서는 절차적 정의가 준수돼야 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해 합리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법무·검찰 개혁에 동참해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고, 피의사실공표금지 조항처럼 사문화된 법령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며 "인권보호수사준칙을 잘 숙지하고, 별건수사나 수사 방치 등을 하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개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추 장관은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사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추 장관은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다면 상대방을 잡기 위해 변장하는 차명주 검사(드라마 '검사내전' 주인공)는 있을 수 없다"며 "오래된 미국 영화 '어 퓨 굿맨'에 나오는 데미 무어가 여러분의 로망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고 인권 침해가 있는지 없는지 살피고 감독하면서 법령 위반을 골라내는 것, 그리고 제대로 기소하고 소추해내는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앞으로 기대되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01.22. mangusta@newsis.com
앞서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상반기 검사 전입식에서 "검찰의 업무라는 것이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힘의 원천은 검찰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즐거운 직장 분위기"라며 "여러분이 어떤 위치에 있든지 주변의 동료, 선후배 또 직원들과의 관계를 잘해달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 역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이 곧 구체적으로 제도화될 것임을 언급했다. 윤 총장은 "수사는 기소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며 "재판 시스템의 변화, 형사 법제 개정과 함께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 재판을 준비하는 수사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만들어갈지 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1대 4·15 총선에 대해서도 "선거법을 집행하는 검찰로서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서 선거사범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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