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실…외출·외부인 출입 금지
반발 주민, 교민 도착 전 자진 철수
의심 증상 땐 충북대병원 등 이송
[진천=뉴시스] 김재광 임선우 조성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국내로 송환된 교민 150명이 2주간 머물게 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31일 오전 7시58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 368명 중 추가검역을 통과한 150명은 오전 10시50분 경찰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을 출발, 오후 1시25분 충북 진천군 덕산읍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했다.
교민 200명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향했고, 나머지 18명은 추가 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증세를 보여 서울의 지정 의료기관에 격리됐다.
외교부는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을 367명에서 368명으로 정정했다. 우한 텐진공항에서는 교민 1명이 의심증상을 보여 전세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된 150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인 14일간 1인 1실로 생활한다. 의료진 등 관리인력 40여명이 이들을 철저히 통제하며 외출과 외부인 출입을 차단한다.
발열, 인후통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갖춘 충북대학교병원 등지로 이송된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매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대한 집중 방역과 소독을 실시할 것"이라며 "지역주민에게 마스크 3만개를 우선 배포하고, 추가적으로 20만개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과의 접촉 차단을 위해 외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겠다"며 "저도 격리기간 동안 인재개발원 근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실시간으로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에는 아파트 등 6285가구에 1만7237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 10곳에는 3521명의 학생이 다닌다.
이 때문에 집단 격리에 반발해온 진천 주민들은 교민 도착 전 자진 철수했다.
우한 교민 수용반대비상대책위원회 유재선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 교민이 안정된 마음으로 입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교민 대부분이 학생이라고 하는데, 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정부 격리방침을 수용했다.
이어 "반대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겠다"며 "우한 교민들이 14일 동안 건강히 지내다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그동안 우한 교민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안전 대책 없이 밀어부치기식으로 행정을 펼친 정부 결정에 반발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앞으로 감염병이 퍼질 때마다 진천으로 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진천군민이 보게 되니 이번 한 번으로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주민은 '어서오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있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21개 중대, 2개 제대 1147명의 경력을 투입해 국가인재개발원 주변을 봉쇄했다. 격리 수용장소로 결정된 29일 300명에서 4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경찰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따라 경력을 300명에서 500명, 673명, 1109명, 1147명으로 순차 증원했다. 서울, 부산, 울산, 경기남부, 광주, 경남지방청에서도 기동중대 등이 지원됐다.
우려했던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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