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란과 결별한 메츠, 빅리그 경험 없는 로하스 감독 선임

기사등록 2020/01/23 10:02:34

'사인 훔치기' 파문으로 벨트란 감독 사퇴

메츠, 내부 승격으로 감독 인선 마무리

[AP/뉴시스] 루이스 로하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가 '사인 훔치기' 파문으로 인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카를로스 벨트란이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무명 지도자 루이스 로하스(39)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메츠가 로하스의 신임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로하스와 메츠가 2년 보장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구단 옵션이 걸려있다"고 전했다.

미키 캘러웨이 감독을 두 시즌 만에 경질한 메츠는 지난해 11월초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선수로 활약한 벨트란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벨트란은 메츠 감독으로 단 1경기도 지휘하지 못한채 쓸쓸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인 훔치기' 파문 때문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이 2017년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한 사실이 MLB 사무국의 조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제프 루노 단장과 A.J.힌치 감독이 중징계를 받고 휴스턴 구단으로부터 해고됐다.

2017년 휴스턴 벤치코치로 일한 알렉스 코라 감독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사실상 경질되는 등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MLB 사무국이 징계 대상에서 당시 선수였던 사람들을 제외하면서 벨트란은 징계를 피했지만, 결국 메츠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급히 새로운 감독 선임에 나선 메츠는 내부 승격을 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하스 신임 메츠 감독의 선수로서 경력은 초라하다. 로하스는 선수 시절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은퇴했다.
[샌디에이고=AP/뉴시스] 카를로스 벨트란. 2019.12.10
로하스는 은퇴 이후 메츠와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13년간 지도자로 일했다.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 더블A 등에서 감독을 지낸 로하스는 지난해에는 메츠 퀄리티컨트롤 코치와 외야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그는 지도자로는 선수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2019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 피트 알론소는 자신의 SNS에 "2017년과 2018년 더블A에서 로하스 감독과 함께 했다. 그의 지휘 속에 플레이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로하스의 메츠 감독 선임을 반겼다.

메츠의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도 "지난해 벤치에 있을 때 로하스의 주위에 있는 것이 무척 좋았다. 로하스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언제나 가르쳤다"며 "지난해 매일 접한 특별한 느낌을 더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로하스는 펠루페 알루의 아들이고, 전 뉴욕 메츠 외야수 모이세스 알루와는 어머니가 다른 형제다.

195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의 아버지 펠리페 알루는 빅리그 무대를 밟은 역대 두 번째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다. 1992년 몬트리올 엑스포스 감독을 맡은 펠리페 알루는 최초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메이저리그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 '부자 사령탑'이 탄생한 것은 로하스와 펠리페 알루가 역대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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