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IHCHR는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 이틀간 보안군의 개입으로 수도 바그다드와 디얄라, 바스라, 카르발라 등에서 시위대 10명이 숨졌다"며 "보안군 24명을 포함해 15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알지자지라는 이라크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와 시가전을 벌였다고 표현했다.
바그다드와 남부 시아파 거주 지역 주요 도로와 공공기관을 봉쇄 또는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를 해산하고자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투석으로 맞서면서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라크 경찰이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IHCHR은 "시위대가 주(州)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를 막고 공공시설과 교육시설을 점거하고,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공공시설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FT는 바그다드에서 항구로 가는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 시위대가 일반적인 물품 운송을 막고 있지만 의약품과 같은 필수품을 운반하는 차량은 통행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물류가 막힌 재계가 정치권에 시위대 요구를 수용하라고 압력을 가하도록 유도하고자 도로를 봉쇄했다고도 부연했다.
반정부 시위는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살해한 뒤 미국과 이란간 분쟁에 관심이 쏠리면서 한때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친이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보복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정치권이 새 총리를 임명하지 못하자 지난 17일 바그다드에서 다시 시작돼 남부 전역으로 확산됐다.
FT는 시위대가 보복 위험이 높아졌음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24일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지도자들이 대규모 집회 '백만 대행진'에 자신들의 지지자를 동원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추가 유혈사태가 우려된다고도 했다.
알지자라는 이라크 국영방송을 인용해 바르함 살리흐 대통령이 이번주 새로운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정부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또는 자신들은 모두 죽일 때까지 계속해서 거리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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