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브코프 외무차관 "비극 정치적 이용 말라"
캐나다 총리 등, 이란이 '우발적 격추' 주장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러시아 정부는 테헤란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 사태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1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추락 여객기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의혹에 관해 "현재로선 논란을 촉발하는 주장을 제기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CNN이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인류의 끔찍한 비극을 바탕으로 정치적 점수를 올리려는 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히 믿는다"며 "전문가들이 상황을 분석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 그런 게임을 시작하는 건 체신 없는 행위다. 현 단계에선 야단스런 주장을 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테헤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여객기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승무원 9명 포함), 스웨덴인 10명, 아프가니스탄인 4명, 독일 3명, 영국인 3명 등이 타고 있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9일 캐나다 당국이 추락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음을 보여주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우발적으로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란이 '실수'로 해당 여객기를 격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중이라고 알려졌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여객기가 러시아제 SA-15 미사일 두 대에 타격당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란 정부는 여객기 격추설을 부인했다.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거짓말을 퍼뜨리고 심리전을 펼치는 대신 국제적 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민간항공청의 알리 아베드자데 청장은 "여객기가 미사일을 맞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캐나다가) 정말로 확신한다면 세계에 그들이 발견한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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