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진화한 AI·강화된 연결성으로 바꾼 일상 선봬
새해 인공지능 가전 출시, 로봇 상용화 등 이어질 듯
[라스베이거스=뉴시스] 고은결 기자 =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이 같은 과제 해결에 기여할 것입니다."(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CES 2020' 키노트 중)
"올해는 인공지능의 '개방'에 이어서 '접점'에 주력할 것입니다. 이를 갖춰 고객 가치가 새로운 진화를 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권봉석 LG전자 사장, 'CES 2020' 기자간담회 중)
표현은 달랐지만 2020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방향성은 동일했다. 인공지능(AI)과 연결성을 통해 새로워지는 일상이다.
삼성전자는 '경험의 시대'를, LG전자는 '고객 가치'를 내세워 각사의 일상 혁신 전략을 이야기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와 맞춤형 솔루션으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IoT를 통해 다양한 기기들의 연결을 도모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는 전 세계에서 1억2000만명이 설치했으며 실 사용자는 5000만~6000만명 수준이다.
IoT 사업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2만대의 아파트에 가정용 IoT를 구축했다.
김현석 사장이 기조연설에 선보인 지능형 로봇 '볼리'도 사용자 명령을 인식하고 집안의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일종의 허브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사장은 "볼리는 로봇 기능을 하지만 인터랙션(interaction, 상호작용)하는 가벼운 디바이스로 생각한다"라며 "실질적인 기능은 다른 기기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집 안에서 누리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소개하는 LG 씽큐 홈을 비롯해 이동수단에서 인공지능 경험을 보여주는 커넥티드카 존, 사용자와 닮은 3D 아바타에 옷을 입혀보며 실제와 같은 가상 피팅을 경험할 수 있는 씽큐 핏 콜렉션 등을 선보였다.
인공지능으로 더 똑똑해진 가전도 잇달아 선보인다.
대표적인 게 '푸드 테크'를 접목한 인공지능 냉장고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IoT와 AI 기술을 접목해 도어 스크린이 특징인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선보였다. 올해 CES선 패밀리허브 5.0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전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냉장고 '인스타뷰 씽큐'를 이번 행사에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냉장고 식품인식"이라며 "레시피와 식품 인식 대한 부분의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전업계에서 식품 인식과 관련해 레시피 업체와 커플링하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후속은 건조기, 세탁기로 이르면 1월 말, 늦어도 2월 초에는 공개할 예정이다.
CES에서 첫선을 보인 '큐브 냉장고', 신발의 냄새와 습기를 없애주는 '신발관리기'도 올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CES서 대용량 트윈워시, 인스타뷰 씽큐 냉장고 등 생활가전과 대용량 스타일러, 프리미엄 식물재배기 등 신가전을 선보였다.
이 밖에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LG 울트라파인 에르고(UltraFine Ergo) 모니터를 첫선을 보였다.
양사는 올해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로봇'의 상용화도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출시가 예상됐던 '삼성봇'과 관련해서 김 사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를 맞추지 못해 출시가 미뤄졌다"라면서도 "올해 6~7월 정도에는 소비자가 살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의 가격대와 관련해서는 "큰 사이즈 건조기 가격대 정도면 (소비자들이)제품을 살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헬스·라이프케어 로봇 '삼성봇' 3종과 '웨어러블(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GEMS)'과 관련해 "연내 복수의 로봇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는 우선 일상 생활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분야의 로봇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번 CES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접객, 주문, 음식조리, 서빙, 설거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을 선보였다.
LG전자의 협동 로봇 중 조리 로봇은 외식 브랜드 '빕스' 등촌점에 1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로봇은 하루 200그릇의 쌀국수를 만든다고 한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도 적극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SK텔레콤과의 AI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CES 기간에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AI는 국내에 잘하는 플레이어들이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에 다 내주고 우리가 플레이어가 아닌 사용자가 될 판"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고 사장과 서로 좋은 대화를 나눴다"라며 협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LG전자는 현재 다른 IT기업보다는 지역 업체, 산학협력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 AI연구소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엔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컴퓨터공학부 임재환(Joseph Lim) 교수(35세)를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제조사인 두 회사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