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더 세로' 인기…새 트렌드로 부상할 듯
LG전자도 세로형 TV 출시할 가능성 점쳐져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가전쇼 'CES 2020'에서 삼성전자의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와 유사한 제품들이 곳곳에서 발견돼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출시됐던 삼성전자 '더 세로'는43형 QLED 디스플레이를 콘텐츠에 따라 가로와 세로로 자유롭게 화면을 전환할 수 있는 제품이다. 마치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한 듯한 비율을 선보이며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사용성이 강점이다.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출시됐다.
제품 아이디어도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소속 조직인 밀레니얼 커뮤니티에서 나왔다고 한다.밀레니얼 커뮤니티는 젊은 직원들이 별도로 제품을 기획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커뮤니티다.
이번 CES에서 가장 주목받은 삼성전자 제품 중 하나도 '더 세로'다. 올해 북미, 유럽 등 해외 출시를 앞두고 CES에서 처음 선보이며, 새로운 사용성이 이목을 끌었다. 단순하고 슬림한 외관에 스크린은 뒤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침대나 쇼파에서 편하게 TV를 감상할 수 있게 의도한 기울임이다.
중국 기업들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더 화제가 됐다. 중국 전자 업체 하이센스 부스에는 화면을 세로형 TV를 가로로 돌릴 수 있는 '오토 로테이트 TV(Auto Rotate TV)'가 전시돼 있다. 중국 창홍도 가로형 TV를 세로로 바꿀 수 있는 TV를 전시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도 삼성전자 '더 세로'처럼 세로 방향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돌릴 수 있는 방식의 TV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출시 1년도 되지 않은 '더 세로'가 벌써부터 CES에서 비슷한 모조품이 발견되는 만큼, 세로형 TV가 대중적 트렌드가 될 가능성을 엿봤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 세로는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맞는 세로형 콘텐츠가 젊은 층에게 주목받고 있다"라며 "화면 전환을 구현하는 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타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용화 여부의 문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TV를 내놓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적용된 가전이 나오면 국내 기업들 간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된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것은 흔한 일이다. LG전자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가 큰 성과를 거두며 시장을 개척하자 약 7년 뒤 삼성전자가 '에어드레서'를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다만 세부적인 디자인과 사용성에서 개성을 살리며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도 수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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