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40% 확대 연계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 전면 개편…2월 중순 발표

기사등록 2020/01/07 15:50:51

"정시 40% 이상 늘려야 국고지원"…조기달성 유도책 관건

학종 공정성·투명성 강화 TF 위탁운영…배점 상향도 진행

[서울=뉴시스]28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SKY 등 서울 16개 대학이 수능위주 정시전형을 40%까지 늘릴 경우 정시로 대학에 가게 될 학생 수는 2021학년도 기준 1만4787명에서 2만412명으로 5625명(38%) 늘어나게 된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올해 교육부가 대학입시 정책을 유도하는 국고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고교기여대학사업)에 참여조건이 신설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이나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을 최소 30% 이상 높이지 않으면 지원 자체가 제한된다.

특히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은 2022학년도 비율과 상관 없이 2023학년도에 정시 40% 이상 늘려야 지원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교육부는 2022학년도에 정시 40% 이상을 달성하는 방안을 유도할 방침이라 일부 대학은 미리 정시 비율을 상향조정할 수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7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월 중순까지는 기본계획을 발표해 각 대학이 정시모집 비중 확대 등 내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할 것"이라며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면개편 중이며 2022학년도에 조기 달성하기 위한 방안은 아직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시·학생부교과전형 얼마나 늘릴까…대학들 고심

교육부는 매년 고교교육기여대학 사업 계획을 3월 초쯤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재정지원과 연계하기로 하면서 대학이 준비할 사항이 많아졌다.

올해 사업 예산은 작년(559억원)보다 160억원 늘어난 719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대가 가장 많은 18억원, 서울 소재 대형대학은 10억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받은 바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참여 조건이 생긴다는 점이다. 각 대학은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대입전형 비율을 미리 짜야 한다.

특히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지정한 서울 16개 대학은 정시모집 비율을 2023학년도까지 정시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서울대와 고려대·연세대를 비롯해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6개 대학이 대상이다.

이들 대학은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율을 각각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연착륙을 위해 단계적으로 비율을 확대하려는 대학도 있겠지만 당장 2022학년도는 늘리지 않더라도 사업에는 참여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6개 대학이 정시 40%를 달성하려면 기존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논술·특기자 전형 등으로 선발하던 학생 5625명을 정시모집으로 돌려야 한다. 이들 대학 중 고려대는 899명, 경희대 786명, 중앙대 657명, 서울대 608명을 정시모집으로 추가 선발해야 해 부담이 크다.

다만 교육부는 고교기여대학 사업을 통해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40%를 조기달성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선정 시 가점을 줄지, 인센티브 방식으로 지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6개교 외 대학의 경우 2018년 대입개편 공론화 당시 '정시 30%룰'를 따르면 된다. 지역대학을 대상으로 한 Ⅱ유형은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이 아닌 내신 성적 위주의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30% 이상이라면 참여할 수 있게 문을 넓힌다.

이밖에 대입전형 단순화 차원에서 논술 전형과 어학·글로벌 특기자 전형 폐지도 유도하고, 사회적배려 대상자를 위한 고른기회전형·지역균형 선발 인원을 확대하도록 평가지표에 반영될 예정이다.

박태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사업 참여조건을 위한 대입전형 비율은 2018년 정해진 공론화 결과 등에 따라 최소한으로 미리 확정해야 한다"며 "정시 40% 조기달성을 위해 대학끼리 경쟁을 붙이는 인센티브 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깜깜이 전형' 오명 벗자…학종 공정성 강화 집중

올해 학종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사업에 포함된다. 공정성 강화 컨설팅, 정보공개 유도 등을 담당할 태스크포스(TF)도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는 평가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대책들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응시자 1인당 서류평가 시간을 균일하게 확보하고 이 때 전임사정관 1인 이상 참여해야 한다. 면접과 실기 등 평가과정은 모두 녹취 또는 녹화해 보관하도록 했다. 평가 세부단계에서 다수위원 평가를 의무화하고, 평가위원 간 점수차이가 큰 경우 조정한다. 최종 전형위원회에도 외부인이 참여할 수 있게 하고, 학생들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처리기준과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입학사정관 수 등을 정보공시하고, 입학사정관을 위한 공통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등 입학사정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들어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사업 예산 중 21억원을 투입, 외부 기관에 학종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대학 컨설팅을 할 TF 운영을 위탁할 방침이다. 대학입시 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유력하다.TF는 모집전형별 세부평가기준 공개, 입학사정관 회피·배제 재검증·사후검증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다.

지난해 100점 만점 중 20점을 차지했던 '대입전형 공정성 제고' 항목도 배점이 더 높아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배점은 아직 검토 중이지만, 학종 공정성 확보 관련 배점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