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하늘이 노래요"...호주 여행자들 '불안불안'

기사등록 2020/01/04 21:47:45
[시드니(호주)=뉴시스] 쟂빛으로 뒤덮인 호주 '블루마운틴'. (사진=독자 제공). 2020.01.04.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지난달 29일 '청정 호주' 여행을 꿈꾸고 호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한 A(49·경남 창원)씨 가족은 시드니 잿빛 하늘을 마주하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N여행사를 통해 5박7일 값비싼 호주 여행 패키지를 예약해놓고 떠나기 1주일 전부터 여행사에 '호주 산불 상황'을 문의했을때만해도 문제없다는 여행사측의 말만 믿었던 것을 후회하지만 소용없었다. 여행사는 몇 달전부터 호주산불은 일어났었고 여행코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연말을 호주에서 보내려고 했던 호주 여행 관광객들이 호주 산불로 인해 '숨쉬기 힘든 호주 여행'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호주는 연일 4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두달동안 지속되는 산불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산불로 인해 시드니 하늘이 온통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A씨 가족등 24명의 호주 관광객들은 여행사 말만 믿고 호주 여행에 나섰다가 연일 한국의 가족들에게서 오는 국제전화로 '걱정스런 호주 여행'을 해야만 했다.

A씨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인근 하늘에 뿌연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인해 숨쉬기 힘든 3일을 보냈다."며 "호주 블루마운틴을 보러 왔는데 '그레이 마운틴'을 보고 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분두라(호주)=AP/뉴시스]30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외곽 분두라에서 산불이 나 한 소방관이 물을 뿌리고 있다. 호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뉴사우스웨일스와 빅토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3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주민 4천여 명이 해변으로 대피하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2019.12.31.
A씨와 같은 여행사로 호주에 온 B(34)씨는 "시드니 가이드에게 다음 여행지인 멜버른 상황을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어떻게 아냐. 아직까지 본사로부터 연락받은 바가 없다. 그렇다고 (멜버른행) 비행기를 안 탈거냐?' 는 핀잔만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측은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산불이 번지고 있어 그런 거 같다"며 "관광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4일(현지 시간) 호주 기상청은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경고하고 남부 지역 주민 수만 명에게 대피를 촉구했다.

특히 지난 3일 호주 당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멜버른이 소재한 빅토리아 주 정부는 14만 명 주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캔버라=AP/뉴시스]호주 남동부 지역 최악의 산불 사태로 2일(현지시간) 호주 수도 캔버라까지 연기가 유입되면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보행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인명을 앗아가고 가옥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늘어가는 가운데 피해를 본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군함과 항공기 등 군 병력을 배치했다. 2020.01.02.
시드니가 소재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도 국가재난사태로 규정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주ABC방송에 따르면 시드니 북서쪽 고스퍼즈 마운틴에서 발생한 산불이 시드니 도심에서 불과 80㎞ 떨어진 블루마운틴 서쪽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산불은 지난 11월 발생해 호주 국토 중 5만㎢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82배에 달한다. 사망자는 최소 19명에 이르고 14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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