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광훈, 수상한 학력 증명서…6개월만에 대학원 졸업?

기사등록 2020/01/04 09:00:00

6년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출마때 제출

2000년 졸업인데…2001~2003학년 학기 표시

날인없이 냈다가 선거관위 항의받고 다시 내

먼저 제출한 증명서와 추가로 낸 증명서 딴판

학기명칭·교과목 기입순서·등급 표시 다 달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불법집회 주도 혐의 관련 영장이 기각된 뒤 차량에 탑승해 나가고 있다. 2020.01.0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의 학력 증명서 위조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의혹 해소를 위해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1월3일 '[단독]전광훈 목사, 허위학력 의혹…졸업증명서 등 조작 정황' 기사 참조>

문제가 되고 있는 졸업·성적증명서는 전 목사가 교단 총회장 선거에 출마할 목적으로 제출한 서류다. 이게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사문서 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 

4일 뉴시스가 입수한 전 목사의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성적증명서에 따르면 그는 1999년 8월30일 이 대학원 '목회연구' 학과에 입학했고, 6개월뒤인 2000년 2월15일에 졸업했다. 단 169일 만에 대학원 전과정을 마쳤다는 게 서류상 기록이다.

해당 서류는 전 목사가 지난 2014년 제49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교단 선거관위 위원회에 제출했던 자료다.

그런데 성적증명서를 보면 그는 이 짧은 기간에 무려 5학기를 다녔고 총 100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돼 있다. 앞뒤가 안맞는 기록인 것이다.

또 2000년에 졸업을 했는데 성적은 1999학년도 두 학기 외에도 2001학년도부터 2003학년도까지 각각 한 학기씩의 성적까지 기재돼 있다. 성적 증명서 자체가 모순을 담고 있는 것이다.   

전 목사는 총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이 서류와 졸업증명서를 각각 2차례씩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그는 대학원 '2014년 6월2일자' 성적증명서를 선거관위에 제출했으나, 날인이 없고 대학 총장 명의가 없는 등 형식이 석연치 않아 선거관위 항의를 받고 '2014년 7월15일자' 증명서를 재차 제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런데 두 번에 걸쳐 제출한 서류의 형식이 학과와 학번, 성명 그리고 입학·졸업일자를 제외한 부분들에서 차이를 보이는 탓에, 해당 서류 모두 위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성적증명서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사실 증명인'의 직위와 날인·학교 문양 유무 여부다. 처음 낸 서류는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장' 명의가 적혀있지만 날인이 없는 상태였고, 추후 제출한 '안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도장이 찍힌 증명서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또 문서 배경에 학교명과 문양의 있고 없음의 차이도 보이고 있다.

발급 번호도 '제2014-331호'에서 'E00252호'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낸 서류에는 '과정', '수료년월일', '논문제목', '학위등록번호' 등의 기입란이 추가되는 등 문서 형식이 전반적으로 바뀌었다.

더구나 '1999학년도 제2학기', '1999학년도 동계', '2001학년도 제2학기', '2002학년도 하계' 등에서 '1999학년도 2학기', '1999학년도 3학기', '2001학년도 2학기', '2002학년도 4학기' 식으로 학기 명칭까지 달리 표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개의 성적증명서 상에는 그의 이수 교과목 기입 순서도 매학기마다 달라졌다. 예를 들어, 앞서 6월자 증명서에는 1999학년도 2학기에 '종말론', '교회헌법', '목회학', '성경해석학', '교회문화연구', '한국교회사', '경로연구' 순으로 나열이 돼 있지만 7월자에는 '종말론', ' 목회학', '교회헌법', '교회문화연구', '한국교회사', '경교연구', '성경해석학' 순으로 기재됐다.

또 7월 재차 낸 증명서 하단에는 '본 증명서는 www.idc.co.kr에서 위·변조 검증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원본대조 할 수 있습니다'는 부분도 추가됐다. 현재 이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 'Get Ready…Something Really Cool Is Coming Soon' 문구만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도메인 정보 사이트 '후이즈'에 확인한 결과, 해당 사이트는 전 목사가 해당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하는 2014년이 아니라, 이보다 4년 뒤인 2018년 11월15일에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성적증명서상 등급표시도 두 증명서는 다르다. 6월자 증명서엔 ▲A+(4.5) ▲A(4.0) ▲B+(3.5) ▲B(3.0) ▲C+(2.5) ▲F(0)로 돼 있다. 그런데 7월자 증명서엔 ▲A+(4.5) : 95~100 ▲A(4.0) : 90~94 ▲B+(3.5) : 85~89 ▲B(3.0) : 80~84 ▲C+(2.5) : 75~79 ▲P : PASS로 바뀌었다. 먼저 낸 증명서엔 없던 백분위 점수가 생겨있고 F(0)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없던 P가 생겼다.
 
성적도 부자연스럽다. 다섯 학기 동안 이수한 과목 수가 총 36개인데 '+'가 붙은 것이 하나도 없고 모조리 A 아니면 B다.

뉴시스는 전 목사의 해명과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10여차례 이상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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