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세계 최대 경기장이 북한에 있다고?

기사등록 2020/01/06 10:36:28 최종수정 2020/01/07 18:11:14

평양 '능라도 5·1경기장' 11만4000석 규모 세계 1위

美 미시간 스타디움 단층으로는 세계 최대…10만7601명 수용

국내 최대는 서울월드컵경기장 6만6704석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환영하는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2018.09.19.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인간은 오래 전부터 운동(스포츠)을 즐겼고, 직접 참가하지 않는 이들은 관람으로 재미를 느꼈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싸움을 벌였던 콜로세움은 이같은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확실한 증거다.

건축법이 몰라보게 발전한 현대에는 다양한 크기와 생김새의 경기장들이 세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자본력만 뒷받침되면 원하는 규모와 디자인의 경기장을 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19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을 하고 있다. 2018.09.20. photo@newsis.com
전 세계 다채로운 경기장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사실 정확한 해답을 얻는 일은 쉽지 않다.

조사를 시행한 주체와 시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러 조사 기관의 자료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1위(모터스포츠 트랙 제외)가 어디인지를 두고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모두가 인정하는 가장 큰 규모의 경기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에 있다.

세계 인구 통계학, 사회학 등을 다루는 '월드아틀라스'와 축구장의 각종 항목들을 수치화해 소개하는 '스타디움DB'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경기장은 북한 평양의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오후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장에 입장한 뒤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8.09.20.photo@newsis.com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은 1986년 착공해 1989년 완공됐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도 북한이 초대형 경기장을 지은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의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나면 으르렁대던 미국과 소련의 참가 선언으로 서울올림픽의 성공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를 시샘한 북한은 무려 15만석 규모의 경기장 건설로 위용을 과시하려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는 각종 경기보다는 국가 행사가 많이 열리는 편이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한 장소가 바로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 때도 이곳을 환대 장소로 활용했다.
【평양=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6일 여자축구 대표선수들이 훈련장으로 사용한 5월1일(능라도)경기장. 15만여명의 관중들이 들어 갈 수 있는 규모의 경기장이다. 2017.04.06. photo@newsis.com
능라도 경기장의 지붕은 9만4000 스퀘어미터(SQM), 스탠드는 20만 SQM의 면접을 자랑한다. 1995년에는 19만명의 관중이 레슬링 경기를 지켜봤다는 기록도 있다. 2014년 재공사 이후 관중석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디움DB는 정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제로 VIP와 미디어석을 포함하면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은 11만4000석 정도가 될 것이라고 봤다.

스타디움DB는 냉철한 분석이 과시를 원하는 북한의 비위를 건드릴 것을 우려한 듯 "북한이 수치를 바로 잡길 원한다면, 우리는 늘 대화할 수 있다. 해킹은 하지 말아달라"는 애교 섞인 당부를 남겼다.

미국에 자리한 미시간스타디움(10만7601명)과 비버스타디움(10만6572명)도 10만명 넘게 수용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스페인 캄프누.
1927년에 건립돼 5번이나 재건축된 미시간스타디움은 단층 경기장 중 세계에서 가장 크다.

비버스타디움은 펜실베니아 주립대 캠퍼스에 있다. 명칭은 1887년부터 1891년까지 총재를 지낸 제임스 비버의 이름에서 착안했다. 지금은 주로 미식축구 경기가 열린다.

이밖에 케일 필드(텍사스주), 네이랜드 스타디움(테네시주), 타이거 스타디움(루이지애나주), 오하이오 스타디움(오하이오주) 등 미국에 있는 미식축구 경기장들이 관중석 규모 10만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주사용 목적이 축구장으로 분류되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경기장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안방인 캄프누다.

캄프누는 VIP 400석, 비즈니스 1000석, 취재 282석 포함해 9만9354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1980년대 초반 12만석까지 보유했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안전 수칙에 맞춰 규모를 줄였다.

그래도 여전히 유럽에서는 가장 웅장하다. 스타디움 내 FC바르셀로나 박물관은 해마다 12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애초 공식 명칭은 캄프누가 아니었다. 원래 이름은 '에스타디 델 FC바르셀로나'였는데 팬들이 카탈루냐어로 새 구장이라는 뜻의 캄프누로 부르자 이것이 입소문을 탔고, 결국에는 공식 명칭까지 바뀌었다.

바르셀로나의 성과와 더불어 캄프누에서는 수십 년 동안 숱한 명승부들이 벌어졌다. 1982년 월드컵, 1992년 올림픽,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들이 캄프누의 역사와 함께 숨쉬고 있다.

캄프누에서는 축구 뿐 아니라 여러 역사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미트 바이 바르셀로나'에 따르면 1982년 11월17일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방문 행사가 열릴 때 12만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U2, 본조비, 마이클 잭슨, 핑크 플로이드 등 유명 뮤지션들도 캄프누에서 공연을 펼쳤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폐회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관중석 대부분이 비어있다. 2019.10.10. radiohead@newsis.com
한편 한국에서는 한국 축구의 성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과 1988년 서울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으로 활용됐던 잠실종합운동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704석(서울시설공단 자료), 잠실종합운동장은 6만5599석(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자료)에 이른다.

※스잘알은 '스포츠 잘 알고봅시다'의 줄임말로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와 함께 어려운 스포츠 용어, 규칙 등을 쉽게 풀어주는 뉴시스 스포츠부의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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