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능라도 5·1경기장' 11만4000석 규모 세계 1위
美 미시간 스타디움 단층으로는 세계 최대…10만7601명 수용
국내 최대는 서울월드컵경기장 6만6704석
건축법이 몰라보게 발전한 현대에는 다양한 크기와 생김새의 경기장들이 세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자본력만 뒷받침되면 원하는 규모와 디자인의 경기장을 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다.
조사를 시행한 주체와 시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여러 조사 기관의 자료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1위(모터스포츠 트랙 제외)가 어디인지를 두고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모두가 인정하는 가장 큰 규모의 경기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에 있다.
세계 인구 통계학, 사회학 등을 다루는 '월드아틀라스'와 축구장의 각종 항목들을 수치화해 소개하는 '스타디움DB'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경기장은 북한 평양의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만나면 으르렁대던 미국과 소련의 참가 선언으로 서울올림픽의 성공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를 시샘한 북한은 무려 15만석 규모의 경기장 건설로 위용을 과시하려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는 각종 경기보다는 국가 행사가 많이 열리는 편이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한 장소가 바로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 때도 이곳을 환대 장소로 활용했다.
스타디움DB는 정확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제로 VIP와 미디어석을 포함하면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은 11만4000석 정도가 될 것이라고 봤다.
스타디움DB는 냉철한 분석이 과시를 원하는 북한의 비위를 건드릴 것을 우려한 듯 "북한이 수치를 바로 잡길 원한다면, 우리는 늘 대화할 수 있다. 해킹은 하지 말아달라"는 애교 섞인 당부를 남겼다.
미국에 자리한 미시간스타디움(10만7601명)과 비버스타디움(10만6572명)도 10만명 넘게 수용할 수 있다.
비버스타디움은 펜실베니아 주립대 캠퍼스에 있다. 명칭은 1887년부터 1891년까지 총재를 지낸 제임스 비버의 이름에서 착안했다. 지금은 주로 미식축구 경기가 열린다.
이밖에 케일 필드(텍사스주), 네이랜드 스타디움(테네시주), 타이거 스타디움(루이지애나주), 오하이오 스타디움(오하이오주) 등 미국에 있는 미식축구 경기장들이 관중석 규모 10만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주사용 목적이 축구장으로 분류되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경기장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안방인 캄프누다.
캄프누는 VIP 400석, 비즈니스 1000석, 취재 282석 포함해 9만9354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1980년대 초반 12만석까지 보유했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안전 수칙에 맞춰 규모를 줄였다.
그래도 여전히 유럽에서는 가장 웅장하다. 스타디움 내 FC바르셀로나 박물관은 해마다 12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애초 공식 명칭은 캄프누가 아니었다. 원래 이름은 '에스타디 델 FC바르셀로나'였는데 팬들이 카탈루냐어로 새 구장이라는 뜻의 캄프누로 부르자 이것이 입소문을 탔고, 결국에는 공식 명칭까지 바뀌었다.
바르셀로나의 성과와 더불어 캄프누에서는 수십 년 동안 숱한 명승부들이 벌어졌다. 1982년 월드컵, 1992년 올림픽,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들이 캄프누의 역사와 함께 숨쉬고 있다.
캄프누에서는 축구 뿐 아니라 여러 역사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미트 바이 바르셀로나'에 따르면 1982년 11월17일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방문 행사가 열릴 때 12만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채웠다. U2, 본조비, 마이클 잭슨, 핑크 플로이드 등 유명 뮤지션들도 캄프누에서 공연을 펼쳤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704석(서울시설공단 자료), 잠실종합운동장은 6만5599석(서울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자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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