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면돌파' 위해 라인업 대거 개편…경제·군사 힘실어주기(종합)

기사등록 2020/01/01 19:51:11

미사일 4인방 리병철, 경제사령탑 김덕훈 눈길

김정관, 박정천 등 軍 인사 정치국 후보위원에

실세 김여정 인사이동…서열1위 조직지도부설

전원회의 3일동안 모습 안 드러낸 박봉주 건재

장금철, 통전부장 유지냐 아니냐 의견 엇갈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나흘째 회의가 지난 12월31일에 계속 진행 되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하는 김정은(앞줄 왼쪽 네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박봉주(앞줄 왼쪽 다섯번째)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경제총력 집중노선과 핵무력 강군화를 통한 '정면돌파'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노동당 7기 5차전원회의에서 조직 문제를 다뤘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은 해임자 명단은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당 정치국 위원을 비롯해 모두 77명에 대해 인사가 단행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일환(당 근로단체부 부장), 리병철(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덕훈(내각 부총리)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됐다.

먼저 주목되는 인물은 이른바 '미사일 4인방' 가운데 1명으로 일컬어지는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핵심 실무책임자로 통하는 리 제1부부장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 자리로 승격되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됐다.

내각에서 경제사령탑 중 하나로 활동한 김덕훈 부총리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보선되고, 당 부위원장에 동시에 올라 눈길을 끈다. 또 리일환 당 근로단체부 부장도 마찬가지로 정치국 위원과 당 부위원장에 올랐다.

통일부는 이번에 당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된 리일환, 리병철, 김덕훈 3인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연령 등을 고려한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photo@newsis.com
또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는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 박정천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을 비롯해 김형준 전 러시아 주재 대사, 허철만, 리호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 김일철 신임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등 6명이 올랐다.

특히 인민부력부상인 김정관은 원산갈마 해양관광지구 및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에 기여한 인물로, 박정천 총참모장보다 앞에 호명되면서 이번에 노광철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에 해당) 후임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의 실행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올해 육군 포병국장에서 총참모장으로 승진한 박정천이 후보위원에 오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정천은 포병국장 시절부터 김 위원장의 단거리 발사체 현장지도에 동행했다.

앞으로 경제사령탑 역할을 할 김일철 신임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이 후보위원에 오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가계획위원장은 북한 계획경제정책과 사업을 기획, 수립, 지도, 감독하는 핵심적인 자리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인사 이동도 포인트다. 통신은 김 제1부부장에 대해 '제1부부장'에 임명됐다고 밝혀 보직 이동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대남 및 대미 외교에서 물밑 작업을 하고 때로는 전면에 나서기도 했던 김 제1부부장이 당내 서열 1순위인 조직지도부로 인사 이동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나흘째 회의가 지난 12월31일에 계속 진행 되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하는 김정은(앞줄 왼쪽 다섯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박봉주(앞줄 왼쪽 여섯번째)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1.01.  photo@newsis.com
당 중앙위원회는 위원 20명, 후보위원 24명 등 총 44명의 보선이 이뤄졌다.

당 중앙위원회 위원 가운데 김형준·한광상 등 11명은 후보위원에서 승격했으며, 허철만·리호림 등 9명은 직접 보선됐다.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는 장광명, 전현철 등 24명이 보선됐다.

19개 안팎의 당 전문부서 인사 개편도 관심사다. 통신은 ▲리일환 ▲김형준 ▲최휘 ▲리병철 ▲김덕훈 ▲최부일 ▲허철만 ▲리호림 ▲한광상 ▲오일정 등 10명을 당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직은 나오지 않았다.

당 부장 인사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은 김일성 항일빨치산 동료이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측근으로도 활동한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아들 오정일로, 이번 개편을 통해 당 부부장에서 부장이 됐다.

북한 치안을 담당해 온 최부일 인민보안상도 당 부장직으로 이동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번에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른 김정호가 보안상에 임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호와 함께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오른 림광일은 정찰총국장에 임명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찰총국은 대남 및 해외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기구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나흘째 회의가 지난 12월31일에 계속 진행 되었다고 1일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 준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1.01.  photo@newsis.com
다만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거취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날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기념사진 촬영 장면에는 장금철 통전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화면에 잡혀 정보당국 등이 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해임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기존 부장들인 박광호, 김평해, 리수용, 태종수 등이 기념사진에서 식별되지 않은 점 등을 미뤄봤을 때 대폭 인사 변동이 추정된다.

노동당 검열위원장은 조연준에서 양강도 당위원장인 리상원으로 교체됐다. 양강도당 위원장에는김영환 당 부부장이 임명됐다.

국가기관 인사에서는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에 김일철(정치국 후보위원)을 앉힌 것을 비롯해 석탄 공업상에 전학철, 문화상에 전명식, 국가과학원장에 김승진 등 3명을 상급(장관급)에 새로 임명했다.

이 밖에 1~3일차 전원회의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돌았던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은 마지막날인 4일차 회의(31일)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를 보여줬다.

조선중앙TV에 모습이 잡힌 박 부위원장은 휠체어를 타고 있어, 노령인 그가 건강 이상 등을 이유로 이번 전원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음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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