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악재에 신음한 작년 수출…"새해 1분기 반등 노린다"

기사등록 2020/01/01 12:55:35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두 자릿수 감소 기록

작년 12월 수출 -5.2%…지난해 두 번째로 낮은 감소율

올해 무역금융에 257조 투입…"플러스 전환 총력 지원"

[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부산항 신항. 2019.09.01.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10.3%나 하락하며 2009년(-13.9%)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연이은 악재로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반등의 기미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수출 감소폭이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개선됐고 대(對) 중국 수출이 상승 전환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2019년 연간 수출액은 524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수입액은 5032억3000만 달러로 6.0% 줄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2월 수출이 457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 감소에 그쳤다는 점이다. 13개월 연속 하락세였던 수출이 한 자릿수 감소에 그친 것은 지난해 5월(-9.8%) 이후 처음이다. 또한 4월(-2.1%)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낮은 감소율이다.

수출 감소는 2018년 12월(-1.2%)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6.2%), 2월(-11.3%), 3월(-8.4%), 4월(-2.1%), 5월(-9.8%), 6월(-13.8%), 7월(-11.1%), 8월(-14.0%), 9월(-11.8%), 10월(-14.9%), 11월(-14.4%)에 이어 12월까지 13개월째 이어졌다.

산업부는 올해 1분기에는 1년간의 수출 마이너스 시기를 끝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월 기자들과 만나 "내년(올해) 2월에는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 스몰딜과 미국·중국·독일 제조업 지수 상승, 반도체 업황 개선, 선박·자동차·석유 제품 수출 증가 등을 주요 수출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에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수출 비중 25%)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3.3% 증가하면서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일반기계(9.2%), 철강(3.5%), 컴퓨터(2.9%) 등등에서 골고루 호조세를 보였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지난해 11월까지 최근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중국 내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한 국내 20대 주력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17.7%), 선박(-57.9%), 디스플레이(-16.9%)를 제외한 전 품목이 플러스 또는 한 자릿수 감소로 전환했다.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은 2.6% 증가로 바뀌게 된다.

특히 일반기계 수출은 5.2% 증가하면서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간 부진했던 차부품(4.1%)과 자동차(0.3%), 철강(7.7%)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대한항공)을 방문해 임남수 인천공항공사 부사장과 서준원 대한항공 상무로부터 주요 운영현황을 보고 받고 반도체와 휴대폰 및 TV 부품 등 수출화물의 통관·선적 현장을 점검한 후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01.01.  photo@newsis.com


정부는 올해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무역금융과 마케팅 지원이 크게 늘어난다. 먼저 주력 및 신흥 시장 진출 기업에 대한 단기 수출보험 한도 일관 증액을 올해 1분기까지 추가 연장된다. 수출계약서만 있어도 자금을 지원해주는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대형 플랜트 수주지원 등 무역금융에만 257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글로벌 파트너링(GP) 수출상담회, 신남방·신북방 해외 전시회 등 수출마케팅에는 511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무역금융도 역대 최대치인 58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바이오헬스, 2차전지, 전기차, 수소차 등 새로운 수출 동력을 육성하고 서비스 산업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업부는 소재·부품·장비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사업을 20개 이상 발굴한다. 이를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투자 프로젝트를 밀착 지원해 핵심 전략 품목의 자립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원천기술 확보에는 1조28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안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과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신남방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성 장관은 이날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에서 "1분기 수출 조기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 구축을 위해 품목·시장·주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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